무더위가 기성을 부리는 여름의 중턱에 신자들 모두의 기쁨인 새 사제 서품식이 교구에서 있었고, 이와는 달리 슬픔과 기쁨이 엇갈리는 신부님들의 인사이동이 있었다. 혹시나 싶어 인사이동 명단을 봤는데, 본당신부님께서 다른 임지로 가신단다.『아니 1년밖에 안되었는데 또 가신다는 말인가?』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몇 달 전부터 신부님께서 다른 임지로 가신다는 소문이 있긴 했지만 소문이 소문으로 끝나길 기대했었는데…….
지난번 신부님은 겨우 8개월 정도 본당에 계시다가 군사목을 위해 군대에 입대하셨고 그 와중에 작은 시골본당이라 어렵게 맞이한 신부님이신데 미운정 고운정 다남겨 두시고 또 다른 임지로 가신다. 물론 새로이 본당 신부님께서 오신다는 기쁨도 있고 더욱 마음을 합하여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 각오도 있지만 왠지 섭섭함이 앞선다.
한편 생각해보면 잦은 신부님의 인사이동에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교님과 여러어른들이 결정한 사실이기에 순명함은 당연하지만 사목자를 오롯이 믿고 신앙생활을 해온 작은 시골본당 신자들의 마음의 상처는 물론 영적성장과 교육 등의 문제는 심각하다. 나아가 본당신자들간의 화합, 공소 및 지역사회간의 일치문제 등은 잦은 인사이동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다.
이제 가시는 신부님을 붙잡을 수는 없겠지만 가시는 신부님은 잘 보내드리고 가시는 곳에서 건강한 몸으로 양들을 위해 열심히 사목해 주시길 기도 드릴뿐이다.
그리고 오시는 신부님 잘 맞이하여 오래도록 고운정 미운정 내면서 힘합쳐 새롭게 약동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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