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는 나뭇잎이 맑은 햇살과 어우러져 계절의 감각을 더 해주고 늦가을의 싸늘함이 무디어진 의식을 일깨워 주고 있는 요즘, 새삼스러움으로 자신과 주위를 돌아보게 된다. 살아가며 인식하게 되는 삶의 폭은 얼마나 되어야 하는것인지 자문해 보며 스스로가 얼마나 좁혀진 삶을 살아왔는가를 깨닫는다.
늘 존재해 오고 있는 문제들인데도 보지 않으려고, 아니 굳이 볼 필요가 없기에 외면했던 그래서 자신과는 무관하게 느껴졌던 문제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할때 느끼게 되는 그 신선한(?) 충격이란! 새로운 인식의 지평이 열리고 있음을 온몸으로 감지하며, 늘 맑은 의식으로 깨어있는 삶을 지향한다면 끊임없이 인식의 지평을 넓혀가야 함을 또한 깨닫는다.
특히 여성으로서 여성문제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여성이면서도 사회 곳곳에서 제기되는 여성문제들이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자신만은 남성과 동등하게 경쟁하고 동등하게 대우받으므로 특출한 여성이라는 자만심에 빠져있지는 않는지? 현재 자신이 누리고 있는것에 만족하여 많은 여성들이 처해있는 현실을 도외시하고 있지는 않는지? 여성들을 서로 차단하는 여성에 대한 그릇된 편견과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자신에게 심어져 있지는 않는지?
사실 위에 열거한 모습들은 여성의 현실을 외면했던 내 자신의 모습이었다. 당면한 현실속에서 생생한 체험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스스로가 여성이면서도 얼마나 여성문제를 망각하고 살아왔는가를 뼈저리게 통회했고, 여성의 존재와 여성문제에 대해서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끝내 아쉬운 것은 왜 진작 올바른 인식을 지니지 못했는가 하는 점이다. 굳이 체험을 통한 인식이 아니더라도 여성의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과 애정으로 여성문제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껴안을수 있기를 모든 여성들에게 기대해 본다.
다른 모든 요건들과는 별개로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과 경시를 당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제도 또는 인습으로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기존 인식의 테두리를 넘어 그 지평을 끊임없이 넓혀가야 한다. 더우기 가톨릭 여성은 신앙안에서 주님의 가르침이 이 시대의 소외된 계층인 여성에게 주는 구원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교회안에서 그 메시지는 어떻게 실현되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끊임 없이 펼쳐지는 인식의 지평의 주님안에서 알차게 채워지기를 가절히 기도하며, 가톨릭 여성 모두가 신앙인기에 더욱 폭넓은 삶을 영위할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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