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비ㆍ사치문제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강조할 필요조차 없이 과소비 사치는 우리 인간사회를 좀먹는 사회적 병폐의 한 유형이다.
이성올 갖춘 사람이라면 이론적으로 이를 모르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과소비ㆍ사치문제가 우리사회 전체에 걸쳐 부정적 이미지로 떠오른 것은 불과 1~2년 전이다. 물론 그 전이라고 해서 사치ㆍ과소비 문제가 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호화혼수 문제를 비롯, 소위 있는자들의 낭비성 소비작태는 꾸준히 있어왔고 최근에 와서는 혼수문제가 사람의 목숨을 좌우하는 정도로 발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의 과소비ㆍ사치풍조가 그런대로 사회의 한 귀퉁이에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수가 극히 미미했기 때문이었다. 재벌이나 고위직의 관리 등 비교적 소수의 사람들이 누렸던 이「특권 (?)」이 사회 전체문제로 확대된 것은 과소비ㆍ사치라는 병원체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폭넓게 침투한데 기인하고 있다. 여기에 누구보다 크게 기여한 계층은 소위「졸부」들임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매스컴들이 최근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도 사치와 낭비 과소비가 일부계층만의 문제로 남아있지 않기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 확산에 책임소재를 따지자면 부동산투기바람을 오히려 부추기며 갈팡질팡으로 일관한 정부의 경제정책을 들 수 있겠다. 기술개발이나 근로조건 등 환경개선보다는 땅투기와 부동산 매입에 잉여자금을 쏟아부은 재벌들의 책임 역시 정부에 못지않다 하겠다.
문제는 땀흘려 수십년를 저축해도 내집 한칸 마련하지 못하는 여건 속에서 자포자기가 만들어낸 사치ㆍ과소비도 많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 대형 백화점과 일부 수입상들의 초호화 외제상품의 무절제한 수입과 판매 전략은 또 어떠한가.
문제는 그 문제를 간파하지 못할 때 있는 것이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이미 해결의 실마리는 잡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교회와 교회의 제 단체들이 적극 나서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싶다. 사회전체를 병들게하고 있는 사치와 과소비라는 병원체를 근본적으로 잡기위해 교회는 그 누구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사치와 낭비ㆍ과소비는 교회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행동이다. 이웃과의 나눔은 교회의 근본정신 중의 하나가 된다. 그것은 바로 사람의 행위이다. 사치와 낭비를 하면서 이웃과 나눌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니 나눈다 해도 그건 진정 그리스도께서 모범을 보이신 나눔의 실체가 아니다.
우리모두의 허영과 이기심ㆍ물욕과 무절제를 줄이기위해 교회는 교회의 여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절약과 검소ㆍ건전한 소비풍조가 신자들 안에서부터 일어나도록 교회 스스로 가난해져야한다.
가난의 모습이야말로 이 시대 우리교회가 앞서가야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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