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은 상처난 인간에게 새 인간의 은총을 주실 메시아를 기다리는 시기이다.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원조들이 범한 죄를 씻고 하느님의 구원을 주시는 구세주를 기다리는 시기이다. 구약의 성조들이 4천년을 기다렸다고 해서 오늘날에는 성탄절을 앞두고 4주간 동안을 대림시기로 정해서 죄에 대한 회개와 속죄하는 삶을 통해서 구원을 기다린다. 그래서 사제는 미사때 자색 제의를 입고 무거운 우리의 죄를 상징하기도 한다.
천지창조와 함께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교회력으로는 대림1주일이 역사가 출발하는 최초의 시기를 상징하기도 한다. 연중 첫째주일이란 말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정말 구원이 필요한가? 그리스도의 강생이 필요했던가? 하는 근원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수 없다. 성서적인 문제는 덮어놓고 우선 인간학적인 차원에서 인간실존의 상황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인간은 그 자체가 자존자(自存者ㆍEnsase)가 아니다. 타존자라는 존재론적인 차원에서 부터 존재의 근원과 연결이 없이는 인간존재 의미를 찾을 수 없다. 궁극적으로 인간은 인간존재와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의 근원이 요청된다. 그래서 그 존재의 근원을 통한 인간 의미의 발견 또는 인간성숙의 길이 열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인간의 존재와 더불어 존재의 본고향을 찾지않으면 안되는 운명론적인 존재이다. 그래서 인간은 가브리엘 마르쎌의 표현을 빌린다면 「너」를 찾아 헤매는 존재이다.
그런데 인간이 찾는 「너」는 우리와 같은 「너」가 아닌 우리보다 월등한 「너」가 되어야한다. 그래서 그는 말하기를 우리는 「절대 너」를 찾는 초월적인 존재라고 했다. 결국 「절대 너」를 찾는 인간의 행위가 곧 「구원의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학을 공부하는 철학자는 「인간은 되어진 존재가 아니고 되어져가는 존재」로 규정하고 오직 인간만이 미완성된 존재로 태어나서 미완성된 상태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여기서 인간의 완성ㆍ성숙을 위해서 우리는 부단히 「너」를 찾아 헤맨다.
그런데 우리가 찾는 이 지상의 「모든 너」는 우리에게 궁극적인 완성이나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은 하늘을 쳐다보고 더 높으신 그분이 계셔야 한다는 부르짖음을 갖게 된다.
인간이 원죄로 타락 되었기에 메시아를 찾는다는 것이 교회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철학적인 차원에서 인간의 존재론적인 관점에서도 인간은 인간의 길을 제시하고 인간성숙을 위한 인간밖의 「너」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에 인간은 그의 존재의 밑바닥에서 부터 「구원의 요청」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 시대의 상황은 인간의 구원을 어떤 직접적인 물질에서 또는 인간적인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큰 착각을 범하고 있다.
그래서 권력인들은 매사를 인간권력으로 해결해보려고 시도하고, 금력인들은 그의 재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안간 힘을쏟고 있다. 그리고 많은 국민들은 순간적인 말초신경적인 쾌락이나 허영에 인간의 의미를 찾으려는 풍조가 만연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이 바라는 궁극적인 인간의 구원은 그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언제나 고독을 느끼고 인생의 허탈을 느끼고 삶의 공허를 느낀다.
그런 인생의 결과가 어떠한가? 무죄한 어린이를 유괴살인하고, 곳곳에서 퇴폐 풍조와 인간의 불만이 폭로된다. 인신매매, 성폭행, 도박단, 사기꾼들이 세상을 어지럽힌다. 그래서 도덕성 회복을 부르짖고 있다.
물질문명의 발달과 함께 정신문화는 퇴보되는 이 시점에서 인간의 초월성과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영원한 세계에의 욕망」이란 길이 제시되어야 한다.
모름지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배금주의 사상과 쾌락주의가 창일한 이시점에서 주님의 말씀을 받들어 하느님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죄악으로 어두워진 이 세상을 밝힐 메시아의 강생을 기다리는 진지한 마음이 있어야 하리라.
구약의 성조들이 메시아를 애타게 기다리던 그 마음으로 돌아가야 하리라.
우리 모두는 이 세상의 허영과 죄악과 물질의 환멸을 느끼고 영원한 세상을 찾는 순수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하리라.
죄로 인해서 마음의 상처가 있는 우리 모두는 주님의 자비와 사랑으로 그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겸손과 속죄의 생활로 돌아가야 하리라.
그 어느 때보다도 세상이 불안하고 사회의 허탈이 우리를 짖누르고 있는 이 시대이기에 우리는 머리를 하늘로 돌리고 회두하는 생활로 돌아가야 하리라.
메시아를 소개하는 세례자 요한은 『너희는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외쳤다.
우리 모두는 가슴에 손을 얹고 큰 소리로 「내탓이오」하면서 과거의 거짓된 삶을 청산해야 하리라. 『너희는 주의 길을 닦고 그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 죄악과 허위와 불순의 길이 없어지고 진리의 길이 트이도록 우리 자신의 순수한 마음을 되찾아야 하리라.
그리하여 온세상이 변화되고 온누리가 구원의 은총을 충만히 받아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하는 기도의 뜻이 현실이 되게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이 대림시기에 우리의 사명과 우리의 모습을 되찾아야 하리라.
세속적인 유혹을 뿌리치고 어두움에서 헤어나기 위해서 절제와 속죄의 기도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대림시기임을 우리는 깨우쳐야 하리라. 그래서 전례의 정신에 따라 다소곳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자.
구세주 빨리오사 어두움을 없이하며 동정마리아에서 탄생하옵소서. 원조들이 범죄한후 성조에게 허락하신 메시아를 보내소서. 어지러운 세상에 방황하는 우리들의 간구함을 들으사 보내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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