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도 성당에서 미워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성사를 봐도 그때뿐이니 그 미운 마음이 통 사그라지질 않아 무척 애를 먹었다. 교회는 그 사람을 보러 가는 곳이 아닌 예수님을 찾아가는 곳이란 것은 아는데 그 사람 뒷모습만 봐도 소화가 되지 않는 듯 했다.
아마 오랫동안 냉담의 경험이 없었던 나였다면 분명 성당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혹 길거리에서 그 사람만 보면 징그러운 짐승을 보듯이 보기가 싫으면서 억지로 고개만 숙이고 지나갔으며 그 사람의 생각조차 하기 싫으니 자연히 그 사람이 잘나오는 미사 시간을 피해 미사를 참여하는 것도 꾀 못할 짓이었다. 그러던 차에 모 가톨릭대학 교수 신부님의 말씀을 듣고 치유가 되기 시작되었다.
그 분의 말씀 중, 성당이란 공동체는 형제와 나이가 비슷한 사람끼리 모인 동창회가 아니고 취미가 같은 동료가 모인 친목단체도 아니라 각양각생의 형제자매가 모인 곳이기에 형제와 마음이 맞는 사람은 한명도 없으며 형제가 그렇게 미워하는 그 사람도 주님께서는 형제보다 더욱 사랑하고 계신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하신 말씀에 나는 그만 눈물이 터져 나온 것이다. 미워했던 순간부터 만1년6개월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내가 왜 그랬을까하고 그분께 너무 미안하게 생각한다.
혹시 나의 경험처럼 어떤 사람이 미워서 냉담 직전인 형제자매가 계시는지! 또는 그 사람을 피해서 미사시간을 맞추는 분이 계시는지! 지금 막 미워하는 마음을 갖고 계신분이 계시는지! 인간과 인간이 모인 곳이니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그렇게 미워하겠지만 주님의 중심에서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네가 제사음식을 차리고 제사를 지낼려면 우선 네가 미워하는 사람과 먼저 화해를 하고 제사를 지내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시간이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갖고 미워하는 마음을 갖지 말고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처럼 미워하기 보다는 서로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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