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애국심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국가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계례를 사랑하고 나라에 대한 충성심을 갖으려면 그것을 뒷받침할만한 국민정신이 요구된다.
국민정신은 조국을 위해서라면 개인적 불이익과 희생을 감수하며 나아가서는 목숨까지도 바칠수 있는 결의를 다질만큼의 정신적 뿌리가 있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을 위하여 존재하다. 국가공권력은 인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있는 것이다. 국가가 국민을 위하여라는 미명하에 모든 것을 다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류이다.
국민의 욕구를 다 충족시킬 수 없을뿐만 아니라, 국민의 불만과 반대에 부딪치게 된다.
국가는 국민이 긍지를 가지고 자율적 활동과 책임성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정부도 어떤 통치권자도 잘못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은 잘못하지 말아야 한다고 도덕성을 요구한다.
큰 책임을 가진 권력자도 잘못했을 때는 국민에게 정중한 사과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감추거나 조작하거나 국민을 기만하는 짓은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이다. 국가나 통치자는 국민을 사랑해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지말아야 한다. 국민을 속이고 거짓말하면 국민은 불신하게 되고 분노한다. 국가가 국민을 저버리면 국민도 국가를 저버린다.
국가는 국민이 열등감을 갖거나 의기소침해지지 않도록 힘의 배경이 되어주어야 한다. 국민에게 상처를 주거나 억울한 일을 해서는 안된다.
프랭크 더프씨는 레지오야 말로 애국심과 책임감을 높일 수 있는 신앙요법 이상의 것으로 제시하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 이상적인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이 든다. 그는 레지오가 해내고 얻은 것을 국가는 할 수 없는가? 하고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스스로 답변하기를『이에 대해 레지오는 논리적으로 적용된 원칙을 모두 가지고 있다』라고 말한다.
원칙을 가지고 있지 않는 나라는 아무것도 없는 무주견의 인간과도 같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자신을 거룩하게 하고 구원의 길로 나아가는 개인적임과 동시에 이웃과 사회와 국가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책임성을 갖는 공동체적 신앙의 유대와 실천이 있어야 한다.
실천없는 이론은 쓸모가 없다. 행동없는 신앙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와 같다. 그리스도교인의 신앙의 결핍과 해이해진 도덕심에서 불완전한 실천 행동은 자신은 물론 이거니와 국가와 사회의 결함에도 한 몫 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 정신적 뿌리가 분명하고 행동 원칙이 레지오처럼 서있다면 따라서 국민의 갈 길은 뚜렷하게 열려 있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도덕적 힘이 될 것이다.
나라에 대한 충성심과 책임감과 도덕적 행동 원칙이 서 있다면 그것은 정부도 통치자도 어기지 말아야 하고 온 국민이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가 흔들리고 위기와 불안이 점증되어 애국과 충성을 착각하는 독재적 힘의 지배 논리에 사로잡힌 자들에게 권력장악의 명문과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국민정신의 필수적 기초는 신앙적인 것이 아닐까? 신앙적 색깔은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치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필수적 기초가 없는 막연한 애국심은①순수한 감상의 혼합물이며 ②배타 독선적이며 ③어떤 지역내에 사는 사람들의 편의에 의한 연합이 되기 쉽고 ④국민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채 다수의 횡포를 일삼게 된다. 애국심의 필수적 기초가 되어있지 않는 상태에서 국민정신의 대원칙으로써 만족할만한 합일점을 도출해 낼 수 있을까.
애국심은 막연한 이상과 행동사이에서 권리욕과 재물욕과 명예욕과 이기심을 버리지 않는다면 분쟁과 다툼과 갈등으로 이리저리 표류하게 될 것이다.
말로만 애국자연하면서 현실적으로는 이기주의적 심리를 추구하는 자들 때문에 나라가 이 꼴이 되었다. 겨레와 나라를 사랑하는 정신은 자기를 희생하여 나라와 거례를 구한다는 십자가적 희생정신에서 우려나온 사랑 밖에는 없다.
이것은 결코 이상주의가 아니다. 살신보국의 애국심의 원동력이 되는 국민정신은 어떻게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스포츠의 국제 시합에서 승리를 기뻐하는 국민의 폭발적 환성은 지속적 애국심이다기 보다는 순간적 감상의 결합이며 쉽게 사그러지는 일회성 인화 물질과도 같은 성분이다. 그것이 애국적 국민정신의 기초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국민정신의 기초가 없다면 애국심이 표류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오늘의 사회 현상이 그것을 극명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국가는 국민에게 애국심을 심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추어야 한다. 한국의 국민정신의 기초와 애국심은 연구되어야 하고 정립 되어야 한다.
프랭크 더프 선생의 말과 같이 그리스도교의 신비체인 교리가 국민정신을 정립하기 위한 충분한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이상론일까. 그리스도교 국가에서는 가능하다 할 것이다.
그리스도의 신비체적 일치성은 혈연적이나 지연적 일치보다 더 강하고 영원불변의 것이다. 공동체는 지체를 위해서 지체는 공동체를 위해서 존재한다. 그것은 이웃사랑과 보조성 원리에서 기초한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제자라는 것을 알게 것이다』(요한 13、35). 세상을 복음화 할 때 이상은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한 국가도 그리스도 신비체 교리에 포함되어 있고 그리스도의 신비체내에 훌륭한 지체로써 배열되어 위치한다.
국가는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를 현실적으로 실향해 나아가는데 큰 영향력이 있는 단위이며 교회는 일치의 성사이다.
세상의 국가는 하느님 앞에 특별한 위치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집단이다. 국가가 진리와 정의를 구현하고 사랑을 존재목적으로 여기고 구체화함으로써만 하느님 나라 건설에 봉사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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