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긴 가뭄끝에 단비가 내렸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이다. 자연의 순리는 어김이 없다. 가물면 비오고, 낮으면 높고, 뜨거우면 차갑고, 아니면 그렇고, 기울면 차고 일종의 디지탈적인 운동이다. 예를 들어서 태양열이 너무 지나치게 강하여 지구쪽으로 오면, 지구 전체는 밝은색 계통의 꽃들이 핀다. 그래서 빛을 반사한다. 반대로 빛이 모자랄 때는 검은색 계통의 꽃들이 핀다. 그래서 빛을 흡수한다. 이래서 지구는 살아있는 것이다. 유기체이다. 이것은 바로 생체항상성(Homestasis)의 원리이다. 한마디로 자동조절기능이다. 이러한 기능을 끊어버리는것이 바로 공해이다.
지난번에 내린 비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11월중순에 뿌린 밀씨 때문이다. 그동안 너무 가물어서 밀이 될까 하고 걱정했는데 제 때에 알맞게 비가 내려서 농민들의 시름을 가시게 하였다. 우리는 성주옵, 성주 가천면과 금수면 그리고 가창면 12개 농가에(약7천평 정도) 20말의 밀을 심었다. 내년 여름 수확기가 기대된다. 특히 가천면 동원리는 메뚜기가 노는 곳이다. 무공해 땅이다. 땅에 우리밀을 심었다. 내년에 수확하면 종자를 더 많이 확보하여 밀재배단지를 늘이고 농민들에게는 더 많은 몫을 주고 싶다.
그리고 그 밀밭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나서 걸직하게 한판을 벌어야겠다. 국수, 수제비, 떡 그리고 빵까지. UR문제, 농축산물개방이 되어도 우리에게는 별 문제가 안된다. 유기농 철학이 되어 있다면 아무리 수입 물이 싸더라도 의식있는 도시소비자들은 우리밀, 쌀을 선택하리라고 믿는다. 사실 정부가 하는 짓은 못 믿지만 농민과 도시 기층민중은 믿을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가격이나 권력을 믿지 않고 생명을 믿기때문이다.
우리의 현실은 총체적으로 어둡고 개판이고 절망적이다. 오죽하면 최불암시리즈같은 허무주의적 농담이 나오겠는가! 이것은 건강한 풍자도, 꼬집는 비판도 아니다. 한마디로 니힐리즘(Nihilism)이다. 허무주의이다. 삶에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다는 공허의 얼굴들이 우리를 유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진리자체를 발견할 수 없지만 많은 진실된 의미있는 사건과 이야기가 있다. 그예로 우리 밀 살리기 운동이다. 정부가 주도한것도 아니다. 소위 정치꾼의 유세도 아니다. 풀잎같은 시민 스스로가 연대하여 시작한 운동이고 시민들의 지난 11월 28일 우리밀 발기인 대회를 이끈 가톨릭 농민회 김승오 지도신부에게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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