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마구찌시에 있는 사베리오기념성당이 화재로 전소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매본당인 우리 부산 수정본당 임원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얼마전 현지를 방문하였다.
사베리오기념성당은 프란치스꼬 사베리오 성인의 일본포교 4백주년을 기념하기위해 1951년에 건립되었다. 성당내부는 전면벽화와 사베리오 성인의 일대기를 그린 스테인드그라스가 장식되어 있고, 35m의 종탑들이 웅장함을 자랑하며, 사베리오 기념공원이 단장돼 신자들은 물론 야마구찌시민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주었다 한다.
전소된 사베리오기념성당에 도착하여 화재가 난 경위를 들어보니 그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프란치스꼬 사베리오기념성당은 원래 철근콘크리트건물로 설계되었으나 당시 일본은 철재품귀가 극심했고 한국전쟁으로 미극동사령부가 전쟁에 쓰일 철재를 징발해가는 바람에 건물외관은 몰타르로 되어있었지만 기둥속과 벽내부는 모두 목재로 지어 불이 붙자 속수무책이었다』고 말했다.
나는 당초 설계대로라면 이렇게 큰 화재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미치자 6.25가 성당 화재에 보이지 않는 큰 원인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베리오기념성당의 화재가 우리의 탓으로 생각하는 것이 지나친 과민반응일지 모르지만 우리가 느끼지 못했었던 그상처들이 아직도 아물지 않았음을 경험하였다.
나는 사베리오기념성당의 화재를 보고 모든 인간들이 교만과 독선, 이기심을 버리고 그리스도의 권위 (마르10,35-45)로 무장해야겠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다.
이세상이 더불어 사는 세상임을 인식하고 남에게 상처를 주는것이 곧 나의 상처임도 깨달았다.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고 몸에 딸린 지체가 많지만 그 모두가 한몸을 이루고 한지체의 영욕은 모든 지체의 영욕이된다』(고린전12,12-26)하신 성서 말씀을 따라 살아간다면 개인이나 국가 전체가 보다 성숙되고 윤리적인 삶으로 변화될 것이다. 다시금 사베리오기념성당의 빠른 복구를 빌며 주님의 도우심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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