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문」에 유리관계에 대하여 기사를 제공한 것이 인연이 되어 안양 비산성당을 방문하게 되었다.
아침 일찍 승용차를 몰고 초행길을 4시간정도 달려 안양시가를 접어들면서 무조건 종각만 있는 쪽으로 차를 몰았다.
마침 언덕도 아닌 곳에 멀리서도 가깝게 보이는 붉은 벽돌집 앞에 멈추었다. 겉보기는 조용하고 평범한 교회 신축 현장이었다. 얼마 후 총회장의 안내를 받아 윤석원 신부님을 뵙게 되었다.
차고를 연상케하는 사제관에서 신부님은 나를 잠시 쉬게 했다. 그때만 해도 아무 생각없이 유리에 관해 몇마디하고 가져온 유리샘플을 보여드렸다.
그때 신부님의 첫 말씀은 우선 화려하지 않고 좀 실용적이고 효과있는 유리창을 이번 성당신축에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신문에 난 하이테크 그라스에 대한 기사를 보고 어떤 종류이며 또한 가격과 성당에 적합한 것인가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우선 나를 만나기를 원했다는 것이었다.
신부님의 제일 큰 걱정은 한정된 공사금액에서 이제 교우들에게 더 이상 정신적 부담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욕심을 지워버릴 수 없는 또 다른 욕망으로 고심한다는 것이다.
가공된 유리는 일반 유리보다 월등하게 비싼 것은 사실이다.
창문이 교회의 얼굴이 될 수있을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 유행도 점차 사라져 다른 방법으로 대치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성화 14처 벽걸이 장식도 유리로 성형시켜 은과 동으로 코팅하여 기존 14처 조각보다 더욱 효과를 낼 수 있는 제품도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신부님은 교회공사의 진행과 숨은 고뇌를 숨김없이 말했다.
지금 진행되고 잇는 공사는 단순한 인부가 아니라 이 성전을 건립하기 위해 어린아이부터 노인들까지 노동으로 감당하고 무더운 날씨에도 교우들이 공사현장에서 잡부 노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잠시 신부님의 안내로 성당 내부현장을 둘러보았다.
1층을 따라 2층 뒤쪽에서 본 교회 내부는 마치 오페라 광장을 연상케 했었고 기둥하나 없이 시선닫는 곳은 정말 웅장했었다.
교회 차원을 떠나 현대적인 예술이 함께하는 멋있는 교회었다.
또한 전국 교회 안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은 아마 처음있는 일이 아닐수 없다. 1층에서 3층까지 장애인을 위해 특별히 설계했다는 신부님의 말씀에 또 한번 감명을 받았다.
소외되고 육신이 부자유스런 신자들을 위해 잠시라도 편히 미사참배를 위해 특별히 마련했다는 것이다.
아직 시멘트 냄새가 물씬한 공사현장 사방에 기둥과 받침 속에 여기저기 모래와 벽돌들이 3층까지 쌓여있는 것을 볼 때 마치 수많은 사람들이 노동으로 이룩한 중국의 만리장성을 연상케 했다.
성전건립을 위해 한홉의 모래. 한장의 벽돌들이 개미떼처럼 쌓아 올려졌고 한장의 벽돌속에는 땀과 믿음으로 서로 엉켜 모두가 한마음이 되고 있음을 믿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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