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불우한 처지의 소년가장이나 심장재단에 내가 모은 8백만원을 꼭 전해주세요』. 고아로 자란 26세의 오성문씨가 외로움을 비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자신의 공원생활을 해 모은 돈 전액을 기탁하면서 남긴 유언이라 한다.
소년기 10년여를 고아원을 전전하다가 미싱공, 섬유, 의류공장을 다니면서 오씨는 부모님 사랑을 받지 못해 외롭고 쓸쓸하게 세상을 살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애틋한 사랑이라고 했고 예쁜 색시를 만나 사랑과 정을 받고 싶었다는 것이 소원이었다는데 멀리 지평선 넘어서 있는 것도 아닌 사랑을, 행복을, 찾지 못하고 못먹고 못입으면서 알뜰히 모운 8백여만원을 뜻있게 써 달라며 맡긴채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오죽 사랑이 그리웠으면 그랬으랴…. 며칠간 오씨의 기사가 머리에서 지워지질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외롭고 괴롭더라도 주님을 찾아 기도하고 애원하면 사랑도 받고 사랑하게 되고 행복도 주실터인데 불행하게도 그를 주님께 인도하는 사람이 없었나 보다. 『인간은 스스로 행복해 지기를 결심하는 순간부터 행복해 진다』는데 세상사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행복해 지기도 하고 불행해 지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오씨의 죽음은 우리에게 사랑이 그리워 죽음을 택한 단순한 사실 외에 부자, 부부, 고부, 사제간 등 지천으로 깔려 있는 세상의 사랑싸움(?)에 대한 경종이 아닐까 생각케한 애절한 죽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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