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의「7 ㆍ20 민족대교류」제의가 북한측의 무응답 속에 그 일정이 눈앞에 다가왔다.
주지하는 것처럼 이 제의는 광복45년을 맞아 남북의 주민들이 8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동안 아무런 장애없이 남북을 왕래, 장차 통일을 구축하기위해 신뢰와 이해를 돈독히 하려는데 있었다.
이 제의에 따라 남쪽에서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전국적으로 북한방문 희망자들을 접수했는데 7일 현재 3만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신청자들 중 대다수는 실향민들로 북에 두고 온 가족친지들을 만나보려는 목적이고 그 밖에 정당ㆍ사회 및 종교단체들도 포함돼있다.
이처럼 남쪽에서는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데도 북측에서는 통일문제를 협의하기위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밝힌 가칭 민중당에 대해서만 방북을 환영한다고 밝혔을 뿐이다.
또 북측에서는 북한주민들의 남한방문에 대해서는 한마디의 언급도 없이 임수경양 위문단을 8월 14일 오전 판문점을 통해 내려보내겠다는 통보를 해왔다. 그러면서 북한측은 당초 그들이 계획한 범민족대회를 판문점에서 강행한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그 동안 우리 정부는 판문점에서의 범민족대회는 문자 그대로 범민족적 대회가 되도록 각계각층이 참가해야 허용키로 한다는 방침아래 사실상 판문점보다는 서울과 평양을 순회하면서 대회를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했었다. 그러나 북측이 범민족대회의 일정과 장소를 절대로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자 종래방침을 바꾸어 이제는 전민련만 초청해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북한측이 남쪽방문사들의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장한다면 민족대교류기간에 북한을 방문하고 개인적으로나 단체적으로 범민족대회에 참가는 것도 모두 허용한다고 밝혀 북한측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과연 민족대교류기간에 어느 정도로 문호를 개방할 것인가? 40년이 넘게 맺힌 이산가족들의 한(恨)을 과연 풀어볼 수 있을까? 우리 한민족도 독일 게르만 민족처럼 분단된 조국을 평화통일하는 위대한 민족이 될수는 없을까? 이러한 의문과 바램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번 민족대교류가 북한측의 봉쇄로 말미암아 실패로 끝나버림으로써 수많은 이산가족들에게 또다시 실망과 아픔을 안겨줄 것을 참으로 마음 아프게 여긴다. 또한 북한측이 판문점에서 갖게될 범민족대회가 그들의 요란한 정치선전장이 될 것도 짐작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북측과의 대화와 어떤류의 만남이든 접촉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는 40년이상 두텁게 쌓여진 남북간의 장벽이 하루아침에 쉽사리 무너지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
이번 기회에 우리 정부도 반성할일이 없지 않을 것이다. 대북교류에 있어 성급하고 일관성 없는 정책은 지양돼야 할 일이다. 그리고 정권유지나 인기를 얻기위한 얄팍하고 전시효과적인 대북제의나 통일구상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제 모든 주변상황이 우리측에 유리하게 작용하고있는 이때에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로 대하는 우리의 자세전환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겠다.
그래서 우리 민족도 그 언젠가는 기필코 평화통일을 우리의 힘으로 이루었다는 저력과 자부심을 세계에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우리의 힘과 지혜와 인내를 끊임없이 모을 수 밖에 없음을 다시한번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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