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ㆍ여름ㆍ가을동안 다소 탄력성을 가졌던 모든 세포들이 이제 찬겨울의 냉기 때문에 오히려 움추려드는 계절이다. 그러면서 냉각되어지는 우리마음에「그리스도 탄생」이라는 불씨로 뜨겁게 불을 지펴야할 그런때이기도하다.
그것은 또 우리 인생의 대주제가 될수 있는「기다림」의 의미도 될 것 같다.
일년내내 그리스도 사랑에 무딘 감각으로 살다가도 해마다 성탄 전후가 되면 흔히 남용되는 상투적인 감정인지는 몰라도 더욱 예수님의 마음을 닮고 싶어지는 유별스러운 때이다. 음악에 있어서도 화음이 이루어 질려면 강할 때가 있고 약할 때가 있듯이 예수님에 대한 나의 열정도 그것과 유사했으리라 여기며 약간의 자위와 더불어 신앙생활의 반성도 겸해본다.
어떻게 그분의 모습을 닮을수 있을까? 자신에게 늘 물어보는 질문이지만 그 정답의 완성점에 이르지 못해 또 다시 중복되는 물음을 되풀이 해본다.
낮은 데서부터 오신 그분의 삶은 바로「겸손」이다. 난 어떠했는가? 높은 곳을 향해서만 날려고해 그리스도인으로서 고향잃은 이방인이 아니었던가?
그렇다.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의 벗 즉 자식됨과 벗됨에 있어서 그 명분을 갖추지 못해 간혹 방향감각을 잃은채 미궁을 헤매며 지내기도 했다. 지금에야 겨우 빠져 나갈수 있는 정확한 통로를 찾아본다.
영혼이 흔들릴 때 그것을 바로 잡아 줄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일 것이고, 내가 찾고있는 통로의 길잡이는 지금껏 열심히 쌓아 올렸던 천연적인 높은 탑과 오랫동안 다듬어 놓았던 넓은 성을 무너뜨리는 작업이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마음의 미로를 헤쳐 나갈수 있고, 그 나아갈 길 모퉁이가 더욱 낮혀지고 편편해 지기를 소망해 보면서 이 작업을 위해 예수님의 낮추어 보이심을 진정 본받고 싶다. 내가 가장 낮은 곳에 있다면 더 이상 내려갈 자리가 없을 것이다. 또 그 자리가 분명 가장 평온한 명당자리가 될것이다.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는 쉬웠다. 그러나 지금 그 자식의 도리, 명분을 갖추며 살기는 보통 어려운 것이아니다. 연습장이나 써 버리기쉬운 종이위에 낙서해 버리듯 그렇게 쉽게 신자생활을 해온 지금까지가 부끄럽다. 그러면서 그 부끄러움을 잘 세탁해보고 싶은 야무진 욕심도 가져본다.
하나의 예술작품이 예술가에게는 영광이 되는것처럼 그리스도를 믿는 그리스도인은 구세주 그리스도에게 영광이 되는 그런 것이어야 되리라. 이 삶이 꼭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좁은문을 약속해 주리라 믿어본다.이 영원한 삶에 대한 또 한번의 새로운 충전「하느님의 자녀, 예수님의 벗된 명분」이라는 좌우명하에 지금에라도 내 남은 삶을 그분과 함께 고이 손질해 가고 싶다.또다시 새롭게 오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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