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짝사랑하던 여인을 못잊어 평생을 그리움에 혼자 살고있는 어떤 50넘은 총각의 이야기가 있다. 이것이 노래가 되어 요즈음 한창 유행이다. 「성은 김이요 이름은 DㆍS」그 여인의 행복을 해칠까 이름도 제대로 밝히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일생을 두고 그 여인만을 그리며 살아 왔단다. 언젠가는 꼭 만나야할 사람이란다.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 볼수 있는 이야기지만「그리움」이란 측면에서만은 코끝이 찡하는 감동이 있다. 눈코 뜰새없이 분주하고 복잡한 세상,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정신없는 시대속에서 헤매듯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들에게 이런「그리움」의 모습이 남아 있었나 싶다.
얼마전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을 뵈러 잠깐 다녀왔다. 날이 갈수록 조금씩 더 늙어지시는 그분들의 모습은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언제나, 나를 볼 때마나 반가와 어쩔줄 모르신다. 나를 향한 아버지 어머니의 그리움은 이렇게 나타난다. 그러나 나는 그분들을 얼마만큼 그리워하며 살았을까? 남의 눈치를 의식한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문안이 고작이었고 필요에 의해서만 시골집을 찾았었다. 마흔이 넘은 나를 끌어안고 기뻐하시는 칠순이 지난 부모님, 그분들의 그리움은 어떤것인가! 평생 편안하게 해드린적이 없었는데도 변함없는 이유는 어디있을까? 어느 누구로부터가 아닌 하느님으로부터 원래 얻은 사랑이 전제된 그런 그리움일 것이다. 따지고 보니 사랑없는 그리움은 그리움도 아니지 싶다.
왜 우리 주변에서는 이 「그리움」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을까. 좀처럼 이것을 주제로 삼으려는 시도가 없어 보인다. 바우고개 언덕을 혼자넘으려 옛님을 그리는 모습이나, 그리우면 썼다가 미워지면 지워버리는 그리움이 모두 어딜갔는가.
대림시기를 회개와 보속, 희생과 극기의 시기로 단정짓고 넘기는 수가 있다.
나는 이시기를 「그리움의 시기」라고 이름짓고 싶다. 며칠 후 오실 그분에 대한 그리움으로 사무쳐야할 때다. 여태껏 의례적으로 주일을 지키고 형식적으로 신자행세를 했던 우리에게 오히려 주님은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큰팔로 반겨 껴안아 주실 것 같다. 주님께 대한 우리의 애틋한 그리움이 곧 그분께서 가장 흐뭇해하실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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