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억울합니다.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인명과 재산보호를 담당하는 경찰관서 내에서 죽었다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국가에서 장례식을 성대히 치뤄줬다고 죽은 경남이가 살아 돌아옵니까?』
7월 19일 정오 서울 구로3동성당에서는 제대 앞에 태극기로 덮여진 하나의 주검을 놓고 모지웅 주임신부 주례로 장례미사가 봉헌되고 있었고, 신자석 뒷편에서는 중년의 한 남자 신자가 정신을 잃고 성당 안을 왔다갔다하고 있었다.
구로3동성당에서 6년째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는 차동만(노렌조ㆍ54)씨. 그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위해 금년초 의경으로 입대한 둘째 아들 경남(베드로ㆍ19)군이 6개월여만에 시체가 되어 성당 안에 누워있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고 이렇게 넋두리했다.
서울 마포경찰서 219방범순찰대 3소대 소속 차경남 의경은 7월 14일 오후6시30분경 식당사역에 늦게 나왔다는 등의 이유로 상급대원들에게 구타당하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숨졌다.
이 소식을 듣고 달려간 차군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졸도, 상왕십리경찰대학병원에 입원했으며 아버지는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금년들어서만도 지난 3월 30일 충북도경 기동대 소속 의경이 매맞아 죽고, 6월 24일에는 서울 노량진경찰서 소속 의경 변사사건, 또 7월 9일에는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행군하던 방위병 3명이 숨지는 등 구타나 기합ㆍ훈련 중 숨지는 사건이 속출, 자식을 군경에 보낸 부모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이날 미사 중 모신부는『폭행은 인간의 기본권리를 빼앗는 것이기 때문에 폭행이 존재하는 한 참 민주화가 이루어 질 수 없다』면서『폭행은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반대되고 그리스도의 사랑의 계명에 위배되기 때문에 어떤 폭행이든지 간에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모신부는『오늘 이 미사 중에 죽은 차베드로와 그의 부모ㆍ형제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 가해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자』며 강론을 마무리 지었고, 차씨는『제 아들을 마지막으로 앞으로는 더 이상 이런 사건으로 부모들 가슴에 못박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장의차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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