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폐지됐지만 삭발례(削髮禮)란 예식이 있었다. 이 예식은 신부(神父)가 되려는 사람이 머리카락을 자르므로써 세속을 끊고 자신을 하느님께 완전히 봉헌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이 예식을 치룬 후 수단과 로만칼라를 착용함으로써 성직에 입단하게 되었다 ▼삭발례를 받기 전 대개 한번씩은 곤욕을 치루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것은 선배와 후배들로부터 납치당해 뭇매(?)를 얻어맞아야했기 때문이다. 매를 맞는 이유는 삭발례를 받고 성직자가 되고나면 누구도 쉽게 손을 댈 수없는 신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들을 갖다붙여 선ㆍ후배들이 실컷 두들겨주는데 전날 심하게 당한 사람 중에는 절뚝거리며 삭발레에 나온 경우도 없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때린 사람들이나 매맞은 사람 모두 서로 아무런 거리낌없이 웃음과 축하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예부터 성직자를 폭행하면 독성죄(瀆聖罪)에 걸리게 돼있다. 그만큼 교회는 성직자를 보호하는데 깊은 배려를 해오고 있다. 또 제대로 신앙생활을 해온 신자들에게는 성직자를 폭행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불경스런 일이다. 만에 하나 성직자가 어떤 사람으로부터 폭행이나 봉변을 당하면 후일 반드시 그 사람을 찾아내 혼을 내주는 것이 신자들의 의무(?)처럼 여겨지던 때도 있었다 ▼8월 18일 경기도 김포군 양촌면 소재 양곡천주교회 주임신부가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알려진바로는 성당 벽보내용을 메모하는 경찰관에게 주임신부가『그런 것을 왜 적느냐』고 항의하자『네가 뭔데 간섭이냐』며 신자들이 보는 앞에서 욕설과 함께 허리를 발로 차고 뺨을 때려 안경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기가 막힌다. 적반하장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민중의 지팡이」란 경찰관이「민중을 폭행하는 지팡이」로 둔갑한 것이 아닌가 ▼성직자가 폭행당하는 가선이 왜 심심찮게 발생하는지 안타깝다. 이러다간 전국 각성당마다 성직자수호단이라도 조직해야되지 않을까 참으로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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