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급한 성질은 가히 세계적이라 할만큼 곳곳에 알려져 있다. 외국인들 중에는 다른 한국말은 몰라도『빨리 빨리』란 말은 곧잘 기억하고 있다. 그만큼 많이 사용한 때문이다. 외국의 어느 식당에서는 한국인을 받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한다. 이유는 자리에 앉자마자 음식을 빨리 가져오라고 호통치는 꼴불견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로마」의 어느 한 식당에서 있은 일이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에 후식(後食)을 들고 온 종업원이 갑자기『여기 앉아있던 사람들이 다 어디 갔느냐』고 소리쳤다. 그때는 이미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고 없었다. 한국인은 소위「디저트」문에 생소한 탓도 있겠지만 숟가락 놓기가 무섭게(?)자리에서 일어서는 그 급한 버릇 때문에 손해를 본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아예 한국인에게 후식을 주지 않는 식당도 있다고 한다. ▼급한 성질은 자동차 운전에서 너무도 흔히 목격된다. 틈만 보이면 급히 끼어들고 앞차가 조금만 어정거리면 크략숀을 마구 눌러댄다. 그뿐인가. 고속도로 건국도건 제한속도를 지키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교통사고 세계 제1위국이란 오명도 결국은 급한 성질 때문에 생겨난 것이 아닌가. 5분 먼저 가려다가 50년 먼저 가버리는 사람들이 여전히 없어지지 않고 있다 ▼국가를 경영하는 사람들도 급하기는 매한가지다. 날치기 국회도 그렇고 졸속행정도 그렇다. 최근 페르시아만의 긴장고조로 국제원유가가 상승하자 동자부는 절전대책을 내놓았다. 그 내용 중 네온사인은 공익용외엔 자정까지만 허용하고, 영화관의 심야상영을 전면금지하며 3층이하 승강기운행을 못하도록 하면서 안지키면 1백만원의 벌금을 물리겠다고 한다. 기름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절전은 평소에 전국민이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무조건적인 절전보다는 더욱 효과적인 사용을 계도하는 것이 오히려 급선무가 아니겠는가? ▼급하다는 것은 참을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속이 비어있다는 증거다. 빈속을 채우는 일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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