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여 전부터 계획하였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형제의 방문을 위하여 두분의 수녀님과 함께 골목을 지나고 조금 가파른 산길을 지나, 겉으로 보기에는 사람이 사는 집인지 흉가인지 구분이 안되는 낡은 판자집에 다다랐다.
방을 향하여 『할머니 계세요』하고 부르자 컴컴한 방에서 은백색의 머리를 하고 계신 할머니 한분이 수녀님과 나를 보자 하시던 일을 미루시고 미소를 짓고는 거의 빠진 이를 들어 내시며 반갑게 인사를 하신다.
방안에는 곰팡이 썩은 냄세 비슷한 것과 같은 냄새가 코를 자극하여 너무나 거부반응을 일으켰으나, 여기 저기 할머니의 손자를 향한 사랑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래서 곧 나는 조금전의 냄새가 사랑의 냄새임을 느낄수 있었다.
이야기 도중 할머니와 손자에게 준비한 선물을 수녀님과 나는 전해드렸다.
비록 보잘것 없고 작은 것이지만 나와 친구의 정성이 담긴 것이기에 순수하게 드릴수 있었다.
어린 손자는 입가에 미소를 지은후『감사합니다.』하면서 커다란 두눈을 더욱 크게 뜨고는 문을 밀고 밖에나갔다.
나는 꼬마의 미소에서 문득 주님의 숨소리를 느꼈다.
할머니께서는 죽었던 아들이 살아왔다며 나의 손을 잡으시고는 깊게 페인 눈과 주름살 사이로 눈물을 흘리셨다.
맑고도 맑은 할머니의 눈물속에서 주님의 모습이 가슴을 두드리면서 찾아들었다.
나는 시장기를 느껴 할머니께 라면을 부탁하자 할머니는 눈물을 닦으시며 『그럼요 그럼요』를 반복하여 김치와 라면을 정성껏 준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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