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톨릭 스카우트(지도ㆍ고찬근 신부) 소녀대원 12명이 지난 7월 24일~8월 9일 일본을 다녀왔다. 지도신부ㆍ수녀ㆍ사무장 등 인솔자 3명과 7명의 대장들이 함께 떠난 이번 일본여행은 가톨릭 스카우트가 매년 여름 일본 북해도 가톨릭 스카우트(지도ㆍ만프레드 신부)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지난해 소년대원들에 이어 올해 4번째로 소녀대원들이 정박이시설ㆍ베트남 난민촌ㆍ칼 위령탑 등지를 방문하고 일본 스카우트 잼버리를 참관하는 등 다채롭고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특히 참가대원들은 13박14일동안 일본인들과의 만남을 통해『하느님 안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사랑할 수 있음』을 체험했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 글은 이번 일본북해도 가톨릭 스카우트를 만난 이선(국6ㆍ로사)양의 방문기이다.
7월 27일.
아침부터 수선이었다.
언니는 안 일어나고 엄마와 나는 차를 타고 가야하고, 아빠는 병원에 가셔야 하고….
지금은 비행기 안이다.
어제까지만해도 들뜨지 않던 마음이 오늘에서야 한꺼번에 생겼는지 속이 꽉 찬 것 같다.
비행기가 떠가는 지금 너무나 좋았고 신기하고 꿈만같다. 처음에는 비행기가 조금씩 움직이더니 급기야는 100m달리기 하는 것처럼 씽싱 달렸다. 비행기가 뜰 때에는 서울 시내가 다 보이는 것 같았고, 고층 아파트가 내가 쓰다가 버릴 때가 된 지우개만큼 작게 보였다.
「언제쯤 일본 땅에 닿을까?」비행기가 뜨면서 나의 들뜬 마음도 더 커졌다.
어저께는 계속 기도만 했다.
갔다가 올 때까지 무사하게 해주시고 내가 없는 동안 우리 가족도 잘 지켜달라고.
비행기를 타니까 괜히 불안한 마음도 든다. 언젠가「에어플레인」이라는 영화를 보았기 때문이다.
민박할 집에 갔다.
나는 사실 조금 두려웠다.
‘민박’이라는 것을 처음 해보았고, 쑥스럽기도하고, 가장 큰 이유는 깔끔하고 알뜰한 일본사람에게 대한민국 망신을 시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별로 큰 집은 아니었지만 행복과 평화가 집을 꽉 채우고 있는 것 같았다.
쉬지않고 먹을 것을 주시고, 항상 편안하게 해주시려고 애쓰는 것이 감사해서 생전 처음 해보는「아리가또오 고자이마스」(감사합니다)를 많이도 했다.
저녁에는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어야 했지만,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먹었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불꽃놀이를 했다. 너무너무 멋있고 아름다웠다.
나만 이런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 미안하다. 엄마, 아빠 감사해요!
7월 28일
보트를 탔다.
미현이 언니하고 재희하고 같은 배에 탔다. 파란호수를 씽하고 달려 하얀 물결이 생길때면 정말 시원했다. 우리를 위해서 땀흘리시는 만프레드 신부님이 참 고마웠다.
난 그런 만프레드 신부님이 참 좋다.
7월2 9일
오늘도 민박을 했다.
나는 이영미 대장님과 짝이 되었는데, 이영미 대장님께서 영어로 이야기하시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 아까, 집에 편지쓴 걸 생각하니 자꾸 엄마와 아빠, 언니가 보고 싶다.
방학숙제도 걱정되고,
유정이는 지금쯤 무엇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승연이는 또 ‘존나?’(좋으니? 의 경상도 사투리)라는 말을 써서 대장님께 꾸중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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