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최저임금문제가 영하의 추위를 더욱 을씨년스럽게 하고 있다. 구랍 24일 최저 임금심의위원회가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을 11만 1천원과 11만 7천원으로 결정한 것과 관련, 가톨릭노동청년회(JOC)는 「최저임금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입장」을 성명으로 발표, 최저임금결정에 반박하고 나섰다.
이미 보도된대로 최저 임금심의위가 결정, 올 1월부터 시행될 최저임금제의 임금액수는 제조업 전체 28개업종 중 상대적 저임금업종인 제1그룹의 경우 월 11만 1천원, 상대적 고임금업종인 제1그룹은 11만 7천원, 이는 그동안 노총이 제시한 20만원, 노동자단체가 제시한 21만원 그리고 최저임금협상에서 노동자측 대표들이 제시한 14만 7천원에 비해 볼때 훨씬 못미치는 액수로 JOC를 비롯, 모근노동단체의 강한 반발을 사고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결정이 전체 심의위원 25명중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등 14명만이 참석하고 근로자위원 9명이 불참한 가운데 내려졌다는 점에서 노동자들의 분노와 반발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이미 노총에 의해 최저임금액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서가 노동부에 제출됐고 여타 노동단체들도 결정의 부당함을 들어 여러가지 목소리로 표현하고 있기는 하나 내려진 심의위 결정이 쉽사리 번복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있다.
JOC는 성명을 통해 『노동자측 대표의 최저임금액은 노동자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요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주장에 조차 밑도는 11만 1천원의 일방적 결정이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는 처사』라고 심의위 결정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수년동안 제시해온 「품위있는 삶」에 대한 약속을 생각할때 이번 결정이 지나치게 하향조정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사용자측의 입장을 전혀 도외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영세업체의 경우 작은 임금인상 요인도 도산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우려되는것은 JOC의 주장대로 이번에 내려진 최저임금선이 모든 기업주의 사업장에서 임금상한선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무시할수 없다는 것이다. 영세업체의 경우 융자,지원이라는 명목으로 국가적인 지원이 가능하지만 근로자 개개인의 경우는 인간답게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살아갈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릴 만무하다. 때문에 11만원대의 최저임금제는 어떤 방편을 강구하든 재고의 여지를 찾아야함이 마땅하다.
모든 기업활동이 그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 개개인의 행복, 나아가 국민전체의 복리를 향한 것이라면 그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소외되어서는 안돤다는 사실을 국가와 기업인 그리고 관계부처 모두가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최저임금제에 따른 여러가지 문제들을 지켜보면서 교회로 눈을 돌리수 밖에 없음은 어쩔 수가 없다. 교회라는 이름에, 봉사라는 명분에 가려 인간의 품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임금하한선에 묶여있는 사람은 없는지 교회 역시 한번쯤 깊이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싶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