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광장란에 우리들 공동체 안에서 있는 자와 없는 자들 사이의 갈등을 실은 글들을 종종 대할때 마다 씁쓸한 기분을 떨쳐 버릴수가 없었는데, 얼마전 대도시 변두리의 어떤 본당신부가 앞으로 봉헌하는 모든 미사예물은 최하 2만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공시했다. 이유인즉 우리들 가정에서 제사를 한번 차리려해도 최소한 2만원은 들여야 된다는 것이고, 한술 더해서 교구내 모든 본당 신부님들이 모인 회의 석상에서 위와 같은 문제가 논의되었으나 당신께서는 일년이 지난 오늘 비로서 발표하신다며 주일미사강론 시간에 말씀하셨다고 한다. 이말을 듣고 이제는 평신도의 차원을 넘어 가장 그리스도의 모습을 살아야할 본당신부들 마저 세속적인 물질 만능 주의에 기울어 지는것 같아 마음이 조여진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흘리신 단 한방울의 피로써도 온 인류를 구속하고 남음이 있을진대 이 무한한 사랑의 징표인 십자가 상의제사가 재현되는 거룩한 미사성제가 세속적인 가치 기준으로 일금 얼마라는 돈과 바꾸는 것같아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 가령 그리스도께서 현존해 계신다면 부와 빈을 가리지않고 제사 한번 차리는데도 최소한 일금 2만원이 드는데 미사 예물도 2만원 이상을 바쳐야된다고 말씀하실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도 교회에서는 없는 자와 헐벗고 굶주린 고통받는 자들의 편에서, 그들과 함께 하라는 설교를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듣고 두눈으로 읽어왔는데 이 모든 것이 몽땅 거짓말로 둔갑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본다. 더욱 가슴 아픈 일은 그 본당에 속한 가난한 형제들이 미사는 봉헌하고 싶은데 정가(?)에 해당되는 액수느 마련할수 없어 이웃본당에서 액수는 미달되나 최선을 다한 예물을 드렸더니 쾌히 미사를 봉헌해 주시더한다. 그 후로 계속해서 정액을 마련못하는 형제들이 미달되는 금액이기는하나 정성이 담긴 예물을 들고 이웃 본당에 가서 미사를 봉헌한다고 하니 이 어찌 안타까운 일이 아니랴! 신부님께서 지적하신 제사 한번차리는데 드는 최소한의 비용 2만원, 이것도 있는자과 없는자의 입장에서 볼 때, 있는자는 대포 한잔값이 될수도 있고 점심 한끼의 값이 될 수도 있뎄지만 없는 이편의 입장에서는 며칠분의 생활비가 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볼 때 있는자는 있는자로서, 없는자는 없는자로서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한 정성으로 마련한 예물이라면 하느님께서도 기쁘게 받아 주시지 않을까 한다. 왜냐하면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미사성제의 값이란 세속의 어떤 보화와도 바꿀수 없는 고귀한 하느님의 사랑이 담겨져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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