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흔드는 바람에 비비 눈을 떳다. 어머니였다.『어서 일어나 학교안갈래』『으음~조금만 더…』『어서 일어나. 7시야 7시!』화까지 내셨다. 엉? 7시란 말에 정신이 들어 후딱 일어나 옷을 입고 세수를 했다.
국민학교에서 이제 막 중학교 1학년이 된 나는 아직까지 국민학교 티가 벗어나지 않은 아직도 국민학생이다. 아침에 일찍 학교에 가서 저녁 늦게 오게되고 가방도 무척 무거웠다. 힘이 들고 피곤했다.
이런 나를 바로 잡아주시려고 애쓰시는 어머니. 어떤 때는 이렇게 깨워주시는 어머니가 귀찮았다. 이제 중2인 언니는 몸에 배서 그런지 저녁에 늦게 자고서도 아침에 거뜬하게 일어났다. 그런데 나는 무엇 때문인지 아무리 일찍 자도 매일 아침은 언제나 이렇게 늦었다. 왜 그럴까?
세수를 다하고 들어가니 어머니께서 정성스레 싸주신 도시락이 놓여 있었다. 엄마께 죄송했다. 아들 하나 딸둘,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모두 여섯인 우리 식구. 할아버지와 아버지 진지, 언니와 내 도시락, 내동생 아침, 다 도맡아 하시는 우리 어머니. 언제까지 이일을 하셔야 할까?
일년 열두달 아니 평생을… (아니겠지).
이제 마흔살이신 어머니는 동네아주머니를 보다도 머리가 더 희신것 같다. 또 어머니의 손은 까칠까칠한 나무껍질같이 거칠었다. 해가 바뀔때마다 이마엔 주름살이 하나하나 늘어나시는 어머니를 보면 어머니가 가여워 눈물이 나올것만 같다. 여태껏 손가락에 반지, 목에 목걸이, 귀에귀걸이 하나 새로 사지못하시고 여태껏 좋은 유행옷 하나 입으시지 못하셧던 어머니…. 하지만 어머니께선 푸념이나 원망 같은 것은 하시지 않으셨다. 언제나 맑은 호수같이 잔잔하고 묵묵히 자신의 책임을 다 하셨다. 일요일엔 언제나 성당엘 가셨다. 동생이나 내가 성당가기 싫어 땡깡을 놓으면 호통을 치시며 억지로라도 보내셨다. 내 본명을 아녜스라지어주신 어머니.
누구든지 세상에 태어나 어머니의 정을 처음으로 느낀다. 나도 마찬가지로…또 엄마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배운다.
오늘 집에 가면 어머니 일을도와 드리고 또 다리라도 주물러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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