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하루에도 여러차례 받게 된다. 주식투자하는 사람치고 이 질문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으리라. 때로는 얼굴을 맞대고 지리문을 받고 때로는 해외출장중의 국제전화를 받게도 된다. 질문하는 사람도 각양각색이다. 가까운 후배에서 집안의 어른, 존경하는 분, 심지어는 나를 무시하던 사람의 질문까지도 접하게 된다. 이 모든 질문에 대답하는 말 한마디에 적게는 몇만원에서 많게는 몇천만원 이상의 이익과 손실을 초래할수 있는 결단을 요구하는 질문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이미 결정한 자신의 판단에 마음의 위안을 받기위한 사후확인 전화를 받는 경우도 드물진 않지만 알수 없는 나로선 심각한 질문임에는 틀림이 없다. 오늘은『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동일한 사람에게 세번씩이나 받았다. 이건 나 자신의 대답이 불충분하다는 뜻인지 틀렸다는 뜻인지 아니면 문의하는 분의 뜻과 일치하기를 원하는 강요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한번쯤은 실수로 앞의 대답을 기억하지 못하고 자기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기를 바랐는지도 알 수 없지만 인정없는 내가 원하는대로 대답해 줄 수는 없지않은가. 아무리 복채를 받지않는다고해서 함부로 대답할 수는 없는 일인 말이다. 이렇듯 질문과 질문속에서 팽팽한 긴장으로 나는 무심히 지나던 일에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지난 2년동안 주식투자를 해서 꽤 이익을 보았을텐데 그 돈의 사용에 대해서는 문의하는 사람이 한번도 없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러한 생각에 꼬리를 물다보니 순간 섬찟한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는「여름죽과 겨울죽」의 차이라는데 여유있는 사람은 여름죽에 비유되어 쉬 상할수 있게 되고 여유가 없는 사람은 먹고살기에 급급하여 쉬 상하지않는 겨울죽에 비유된다고 했다. 내가 이처럼 열심히 돕는다고 한일이 무의식 속에서 여름죽이 되게하여 나쁜일이 될 수 있는 쪽으로도 도운 결과가 되고 말았으니… 재미는 그네들이 보고 벌은 나도 받는다면 이건 불공평하다. 안되겠다. 다음번 부터는『어떻게 해야 합니까』하고 질문하면『여차 여차해서 그렇게 되면 죽에 방부제를 넣으시요. 방부제를』하고 단단히 일러야 겠다. 아무리 재물이 축복이라고 하지만, 그 재물의 사용에 따라 축복일수도 저주일수도 있다. 선의로 한일에도 이처럼 나쁜 결과를 만들수 있다면 무심코하는 일에는 얼마나 많은 나쁜 결과가 생길수 있을까. 조심 또 조심.
항상 깨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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