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생을 두었던 가정중에서 입시 지옥현상을 맛보지 않은 가정은 아마도 거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원서를 낼때부터 발표가 있을때까지 온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은 이루 형용할 길이 없다.
3백점 이상을 받고도 떨어진 경우, 재수ㆍ삼수를 하고도 떨어진 경우, 남매가 함께 시험을 치고 둘다 떨어진 경우 각양각색의 아픔이 많다. 그 실망과 허탈감은 충격이 아닐수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아픔을 겪는이는 어머니들이다. 낙심한 부모들은 친구와 친지를 볼 수가 없어 몸져 눕거나 누가 전화르 걸어올까봐 두려운 나머지 집은 비우고 다른 곳에 가는 경우도 본다. 사람들의 시선조차 피하고 싶다는 그 상하고 아픈 마음은 그 누구도 위로할 수 없으며 결과를 굳이 물어주지만 않아도 고맙다는 얘기를 들었다. 서울 시내 대학에만 입학 해주면 유행어는 벌써 몇년이 됐다. 이제 입학생이 있는 집에서는 명문대학이 따로 없고 학교 차가 없어진 듯하며 지방 대학에 내려가서까지 입학만하면 효도한 것이라고 얘기할 정도다.
시험이란 누군가가 반드시 떨어져야하는 것이지만 요즘은 낙방생이 너무 많아 큰 사회문제가 되고있다. 어떤 대책이 마련돼야 겠다.
부모 마음은 어떻게 돼던 내자식만은 꼭 합격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꼭 입학을 해야하는 것이 일반상식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언제나 수석을 놓치지 않고 일류대학 일류학과에 그것도 수석으로 합격하리라는 학생이 상상도하지 않았던 낙방의 길을 가는수도 있다. 모두가 의아해했지만 그것은 현실이다. 기대가 컸기에 실망 또한 큰 것 같다.
나는 이번 입시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묵상했다. 고3 자녀를 무사히 입학시킨 후에야 구역모임에 나오겠다는 자매님이 있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 자녀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 아픔은 어떠했을까? 모든 계획은 인간이 하지만, 이루시는 분은 야훼이심을 절실하게 느끼도록 보여주신 일이라 생각했다. 먼저 부모부터 말씀대로 생활의 리듬을 맞춰 생활하기를 기도한다.
같은 고3이 있는 또 다른 가정을 보았다. 어머니는 바쁜 중에도 구역장직을 그렇게 충실하게 할 수가 없었다. 공부를 잘하는 자녀이기는 하지만 최우수는 아니었다. 그 학생은 고3 1년동안 주일을 지키지 않은 날이 한번도 없었다고 하며 적당한 운동을 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가지고 1년을 살았다 한다. 평소보다 더 좋은 성적이 나왔고 가족들의 기쁨은 이루 말할수 없는 것이었다. 좋으신 주님! 감사합니다. 당신 말씀대로 사는 사람에게는 당신께 영광을 돌릴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시는 좋으신 주님이심을 이토록 실감케 해주신 일을 감사드립니다. 시험에 실패한 학생들이나 부모들은 일생을 생각하면 1년은 결코 그렇게 긴 기간은 아닌 것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을 한다면 다른 사람보다 뒤처질 일이 아니며 오히려 더 큰 축복의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서울여의도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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