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자기가 독일에 갔을때 독일친구의 초대를 받고 그집에 간적이 있었다고 한다. 사업이야기를 하다 급한 볼 일이생겨 화장실에 갔더란다. 그런데「그 어른」이 두눈을 부라리며 자기를 노려보더란다. 일은 급하고「그 어른」은 노려보고 어찌나 어렵게 일을 보았던지 그 친구는 그 일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렸다.
왜 하필이면 하고 많은 장소 중에 제일 지저분한 곳에「십자가 고상」을 모셔두었는가 하고. 하루는 마음을먹고 그 독일 친구에게 물어본 결과 웃으며 대답하기를 자기는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화장실에 가는데 그곳에서『그 어른과 대화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제일 진지한 시간이기에 그곳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며 오히려 그 물음 자체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눈치였다』고 한다. 그 이후 화장실에가면 종종 그 때의 일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그와 비슷한 경우를 경험했다. 어느 날 화장실에 갔더니 쉰세분의 성모님(묵주)이 화장실에 계시는 것이 아닌가. 독일에서는 모셔져 있었고 여기서는 떨어져있긴 했지만 모자(母子)가 화장실 생활을 한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누가 볼까봐 얼른 호주머니에 모셔놓고 난후 혹시나 직원 것이 아닐까하고 찾아보았으나 아니었다. 이러기를 수삼일하는 동안 자연히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건물을 드나드는 분들은 증권부자를 하는 분이기에 생활에 그런대로 여유는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더큰 것을 얻기 위해서 있는 노력없는 정성을 다하고 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주가(株價)를 보면서 가슴태우며 얼마나 많이 성모님을 불렀을까.
손실로 받는 고통과 이익으로 오는 기쁨을 모두 어머니께 바쳤기에 이처럼 묵주에 윤이 흐르고 것일게다.
모든 정신을 재물에 쏟다보니 변하는 주가생각에 묵주가 화장실에 떨어진 것도 모르고 갔으리라. 아무리 정신을 다른 곳에 두었다하더라도 화장실에 있는 묵주는 좋아보이지 않는다. 떨어져 있는 묵주를 보며 이익을 주지않는 기도라면 바치지않겠다고 외치고 있는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현대에 사는 우리는 또 자신만을 위해서 살아간다. 그나마 나를 위한 기도마저도 부족한 나는 이 일로 해서 묵주는 행운을 가져다주는「마스코트」나 천주교의 부적정도로 생각하고 그냥 가지고 다니기만 하지 않았는가 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신을 위해 바친, 손 때 묻어 윤기 흐르는 묵주를 보며 나 자신의 부족한 기도에 대한 부끄러움과 자신만을 위해 기도하는 한없는 인간의 욕망을 생각한다. 「향나무로 만든 장미꽃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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