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는 지난 8월 30일 대한적십자사 총재 앞으로 의장 명의의 서한을 발송, 북한공산화 이후 6ㆍ25동란을 전후하여 북한 당국에 의해 피납, 순교ㆍ수난당한 성직자ㆍ수도자ㆍ신학생들의 생사여부와 행방을 확인하여달라고 요청하였다.
주교회의 북한선교원회가 6ㆍ25동란을 전후한 1949년부터 1950년까지 2년간에 걸쳐 북한당국에 피납된 것으로 밝힌 성직자ㆍ수도자ㆍ신학생 총수는 1백18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서 성직자는 주교 3명을 포함 74명, 수도자 40명(수사 13명, 수녀 27명), 신학생 4명 등이다.
피납 성직자ㆍ수도자ㆍ신학생들의 생사확인 문제는 주교회의가 지난해 추계정기총회에서 공식 논의, 북한선교위원회가 실무를 맡아 자료를 수집 보완해 가며 대한적십자사와 국제적십자사 등 관계 기관에 협조 의로서를 발송하기로 하면서 추진되기 시작하였다.
이들 피납자들 가운데 가장 나이 어린 분이 현재 64세이며, 60대가 20명 70대가 36명, 80대 이상이 62명으로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생존자는 소수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하물며 이들 피납자들은 신분상 생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며 대부분 순교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순교가능성은 40년이 넘도록 북한 당국이 이들의 생사여부에 관해 일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88년에 건립한 평양 장충성당을 사목할 사제가 없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주교회의가 대한적십자사에 확인을 요청한 피납 성직자ㆍ수도자ㆍ신학생들의 생존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의 사망 경위, 묘소 확인 등을 통하여 시성시복운동을 추진 이들의 순교정신을 후대에 널리 알리는 작업이 우리에게 부여된 막중한 임무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이 작업은 북한 당국의 협조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이제부터라도 피납사실을 목격한 증인들의 증언 청취, 피납자들의 자세한 인적사항을 비롯한 활동 내역 등에 대한 자료 및 기록보존 작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이번에 주교회의가 생사여부 및 행방확인을 요청한 명단 가운데 평신도가 빠진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당시 성직자ㆍ수도자ㆍ신학생은 숫자가 많지않을 뿐아니라 신원파악이 용이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모르는바 아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수많은 신자들이 투옥 되거나 남북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명동성당에서는 금년 9월 16일 오전11시 수일미사를 정남규 김한수 조종국 김정희 송경섭 회장 등 5명의 6ㆍ25납북 명동회장들을 위한 추모미사도 봉헌한다.
이번 기회에 남한과 북한에서 피납된 평신도들에 대한 조사작업도 마땅히 추가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에 작성된 피납자명단 중 서울교구 17번 김선영(요셉)신부는 중국 북만주 사목중 공산화된 중국 당국에 의해 25년간 투옥되었으며, 옥고의 후유증으로 1974년 사망, 흑룡강성 북한현용진 임용하 농장에 묻혀있었는데 1984년 3월 21일 파묘, 그해 5월 11일 유해를 용산성직자 묘소로 이장한바 있다.
따라서 김선영 신부는 이 명단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그리고 1백18명의 명단 제목을「피납 성직자 명단」이라고 한 것도 정확성이 결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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