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들어서는 9월의 첫날, 본당에서는「우리는 무엇을 바라며 살아갑니까」라는 주제로 미혼여성피정이 있었다.
번잡한 시내를 벗어나 풀벌레소리, 물소리에 묻혀있는 공소건물에 도착하면서 어느새 우리들 마음은 넉넉함으로 바뀌어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13명의 적은 인원이었지만 그랬기에 화목한 분위기에서 그동안 직장에서, 일상에서 찌들어 있던 마음들을 되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었다.
맑은 달빛이 짙은 구름사이로 내비쳤던 밤하늘 아래서, 이른 새벽 이슬맺힌 상큼한 공기 속에서 성서말씀을 묵상하며 우리에게, 나에게 주신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은 하느님에게로부터 온다는, 지극히 그리스도인으로서는 당연한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자연아래서 하느님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다. 혼인에 대한 강의를 듣고 이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같이 심각해 하고 공감도 했다. 「우리는 사랑받는 죄인」이라는 신부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하느님께 모든 것을 열고 다가가 용서 청할 때, 그런 모습의 우리를 하느님은 더욱 사랑하신다는 말씀이 피정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서 계속 가슴을 울려왔다. 함께해주신 모든 이들께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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