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6일 낮에 유방암 수술하신 수산나 할머니께서 성수 좀 있느냐고 물어 오셨다. 몸은 불편하셔도 항시 열심하신 분이다. 할머니가 편찮으신줄 알고 여쭈었더니 할아버지께서 헛것이 보이신다는 것이다. 성수를 갖다 드리겠다고 전화를 끊고 교우들과 함께 방문을 갔다. 70세의 요한 할아버지는 연세보다 십년이상은 젊어 보이셨다.
할아버지께서는 혼배성사를 받고 사업을 하시느라 지방으로 다니시다보니까 자의반타의반으로 가정에 소홀하시게되면서 성당을 멀리하시게 되었다.
이제 30년 이상의 냉담을 진정으로 회개하시고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셨다.
그런데 알콜중독증상이 있으셨는데 신정때 술을 끊으시면서 잠도 못 주무시고 식사도 못드시고 집안에 마귀가 계속 득실거린다고하시며 눈에 실제로 보이신다는 것이다. 난 속으로 알콜중독자가 술을 끊으면 생기는 금단현상으로 혼자 생각했다. 그러나 한가지 이상한 것은 십자가를 대거나 성수를 뿌리면 사라진다는 것은 약간의 의심을 갖게했다.
우리는 하루에 두번씩가서 기도를 이틀간하다가 병원에 입원하서더라도 계속 기도해 드리기로하고 본당 수녀님께 연락을 드려서 가정방문을 부탁드리고 면담 고백성사를 보게 해 드리기로 결정했다. 방문 3일째되는 날부터 묵주의 9일 기도도 시작했고 수녀님의 방문도 있었다. 수녀님이 방문하신 시간에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요한 할아버지께서 성모송을 봉헌하고 성모상을 보면 눈을 크게 뜨시고 웃으신다는 것이다. 함께 여럿이 기도하고 있지만 그 모습은 할아버지의 눈에만 보였다. 이날도 할아버지는 성서를 봉독할 때는 진정한 회개의 눈물을 흘리셨다. 이날 방문은 무사히 끝내고 돌아왔다. 다음날 기도하러 갔을 때 이것이 무슨 현상이란 말입니까? 어제밤에는 잠도 주무시고 눈에 보이던 마귀도 하나도 없이 사라지고 식사도 하시고 계시는 것이다. 정말 우리 곁에 항상 계신다는 임마누엘 주님이시다는 것을 이 기회에 눈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이 가정의 일치의 기도와 반원들의 기도·수녀님의 방문기도 그리고 가장 하느님이 기뻐하실 냉담자의 진정한 회개의 기도등 일치 속에서 주님의 살아계시는 당신의 참모습을 보여주셨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