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내리는 날 내 동생과 성체 조배를 하러갔다. 성당에서는 십자가의 예수님이 인자하시게 보였고, 성모상의 모습은 다른 때 보다 더 아름다왔다. 기도가 입에서 안 나와 한참은 눈감고 있었지만 내 동생은 줄줄 외우는 것 처럼『벙긋벙긋』하였다. 기도가 많이 있는가 보다. 요즈음엔 우리 엄마가 편찮으셔서 항상 엄마를 위해 기도한다. 내 기도가 끝날 때면『이 기도는 엄마를 위해서 입니다』하고 말 할때가 많이 있지만 우리 가정을 위해서도 기도를 많이 했다. 기도를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에 신부님이 계단에서 올라 오셨다.동생은 인사를 했는데 나는 그냥 지나쳤다. 신부님이 오실 것을 생각 못했기 때문이다. 신부님께서『너희들 성당에 무엇하러 왔니?』하고 물으셨다. 우리들은『성체조배 하러 왔다가 돌아가는 길이예요』하고 말씀 드렸다. 신부님께서 착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꼭 아빠의 손길같았다.『신부님 안녕히 계셔요!』하고 내려올 때 우리들은 무척 무척 즐거웠다. 예수님을 만나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동생과 나는 큰눈송이를 잡으려고 이리저리 뛰며 집으로 오는 길에 큰 소리로 성가도 부르고 집에 와서 신부님 얘기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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