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집 근처 성당에 다니는 천주교 신자들은 굳이 자가용을 몰고 성당에 오지않아도 미사를 드릴 수 있다.
그런데 주일이면 택시기사들도 상당근처를 피해서 다닐 정도로 차량들이 쭉 늘어서 있다. 무언가 보기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물론 미사를 드린 후에 볼 일이 있어서 차를 몰고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모두가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며칠 전 신흥종교에 대한 특강을 들은 적이 있다. 대부분의 신흥종교 입교자가 사회에서 소외 당하고 기성종교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고 있다고 했다. 그 기성종교에 우리 가톨릭도 물론 포함되어 있다. 만일 사회에서 소외받고 주님께 의지하러 성당에 나오다 성당 앞에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을 보고 무엇을 느낄까 생가만해도 아찔하다.
지금은 사순시기이다. 예수님의 고통과 고난을 생각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지내야 하는 시기이다.
우리 죄를 대신해서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험난한 골고타 언덕을 예수님은 묵묵히 올라가셨다. 피땀이 범벅된 주님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자가용을 타고와서 성당 앞에 내릴 수 있겠는가? 주님께서 우리들 때문에 당하신 고통을 조금이나마 느끼면 미사를 봉헌하러 오는 것이 신자된 도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의 평안함을 버리고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고 못갈망정 걸어서라도 주님이 가신 그 길을 따라 가야 하지 않겠는가?
편안히 차를 타고 오면서 고통으로 일그러진 주님의 얼굴을 떠올릴 수 없을 것이다. 금육과 단식도 물론 지켜야 하겠지만 이번 사순절 기간 동안은 우리 죄의 일부를 기워 갚고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고 의미로 걸어서 성당에 나오는 신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주일이면 성당 앞에 줄지어선 자가용이 없어졌으면 한다.
그것으로 인해 금전적으로 빈곤한 이들이 소외감을 느끼지않는 사순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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