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 기도할 때마다 하느님의 백성이 된 것을 의식하며 다시 감사하게 된다.
비록 가난하고 물질적인 풍요는 없지만 내면에 흐르는 값진 보석이 우리가정, 우리가족에게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남편이 있고, 건강하고 착한 두 아들이 있다. 남편은 머잖아 진급시험을 쳐서 합격하면 사무관이 될 것이고, 큰애는 학교에서고 성당에서고 공부를 아주 잘하고 친구들에게도 모범이 되고 상장도 많이 타온다. 둘째는 기도를 너무 잘해 신부님을 만들어 보라던 송현성당 가브리엘 신부님 말씀이 생각난다.
『기도는 잘해도 공부를 못해서 신부님이 못될 것 같애」, 『못하는 바보상을 받는다면 나는 다 받을꺼야」 형이 상장 받을 때마다 부러워하며 했던 둘째의 말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둘째에게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쏟으며 공부도 좋지만 건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아시절부터 유치원과 학원보다도 성당 주일학교에 착실하게 보냈다. 가브리엘 신부님은『학교교육과 가정교육이상으로 신앙교육도 중요하므로 머리가 크기 전에 신앙교육의 밑받침을 마련해 주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늘 강조하셨다. 바쁜 중에도 남편의 열심한 성당 봉사활동은 자녀교육에도 참 좋다.
집에서나 밖에서나 일하는 엄마에게 편도선과 눈병이 올 때마다 두 녀석은『엄마 잠이 적어서 그래, 오늘은 한참 자고 일하러 가』라고 하며 방학동안은 두 녀석이 손수 커피를 교대로 끓여주었다. 처음엔 블랙커피 맛이었는데 요즘은 내입에 딱맞게 타준다. 어쩌다 비가 오면 오늘은 엄마가 집에 있겠다며 손뼉치며 좋아하기도 한다.
나는 그럴 때 제일 큰 행복을 느낀다.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들의 마음씀씀이들, 순간순간 행복은 이런것임을 느끼며 새삼 그 영광과 감사함을 하느님께 드리고싶다. 때가 되어선지 하느님의 돌보심으로 둘째도 글자 다 읽고 요즘은 학교, 성당, 학원에 다 잘다니고 열심이다. 형처럼 공부 잘해서 꼭 신부님이 되어 사제관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으며 결혼 안하고 사노라고, 둘째의 일기장엔 그렇게 쓰여있었다.
사제관도 다 알고, 참 기특하고 대견했다.
가난은 가난이 아니다 라는 말을 실감하며 행복이란 우리자신 스스로가 만들고 창조하고 느끼는 것이며, 희망과 머잖아 다가올 결실을 생각하면 그 은혜들은 하느님이 주신 것임을 깨닫고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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