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지난 84년 자랑스런 1백3위 순교성인 탄생이후 9월을 「순교자 성월」로 지정, 특히 이 한달동안 그리스도를 증거하려는 충정으로 생명까지 바쳐가며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에 참여한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을 묵상하며 생활하도록 하고 있다.
103명의 복자가 동시에 시성됨으로써 부득이 복자성월을 순교자성월로 개칭한 초기에는 전교회적으로 순교자 신심 앙양과 순교자현양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비교적 활발하게 전개하였다.
그러나 해가 거듭될수록 순교자 신심이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젖어드는 것이 아니라 점차 멀어져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순교」자체가 우리 신자들에게 너무 거리가 먼 역사의 한장으로 인식하도록, 또 현재와는 완전히 단절된 한 사건으로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만든 교육의 잘못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의 순교자에 대한 교육 중 그분들의 신앙자세와 삶. 또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에 대한 부분보다는 목이 잘리고ㆍ군문효수ㆍ능지처참 등으로 피를 흘리며 처참하게 죽어갔다는 것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또 크고 작은 수많은 박해로 1만여명의 신앙선조들이 순교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상황에 대한 교육 부족도, 피를 흘리며 죽어야만 참된 신앙인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
물론 이러한 엄청난 박해의 고통 중에도 「아니오」를 말하지 않고 꿋꿋이 신앙을 증거한 순교자들의 믿음을 강조해야 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순교자 신심이 우리 신자들의 삶 중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현실에 맞는 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물질만능의 사회. 불의가 판을 치는 사회. 이웃과 단절된 사회에서 생활하는 신자들에게 너무나 많은 유혹의 손길이 뻗치고 있는 요즘당시와 같은 굳은 신심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세속의 온갖 유혹을 뿌리치며 「그분」을 「배교」하지 않은 당시의 순교자와 같은 신앙을 키우도록 도와주는 교육이 오늘의 현실에서 더욱 아쉽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