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얼마나 자주미사에 참례하고 있는가. 교회가 정해놓고 있는 일정한 틀을 토대로 신자들의 성사생활 정도를 살펴보기위한 이 질문에 신자들은 상당히 고무적인 답변으로 교회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거의 매일, 한주일에 몇 번을 포함, 신자들의 의무사항인 한주일에 한번정도 미사에 참례하고 있다(주일미사참례)는 응답이 87.2%로 거의 90%를 육박하고 있기때문이다.
반면 지난 1년간 교회에서 개최한 신앙강좌나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한 경험에 대한 질문에는 이와 전혀 다른 양상의 응답을 보이고 있다. 1년동안 신앙강좌나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적이 없다는 사람이 무려 47%이고 한번 정도가 23.9%이니 70.9%라는 수치가 교육프로그램과 가까이 접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 수치는 가톨릭신문 창간 60주년을 기해 실시했던 「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조사 가운데 「신자들의 성사생활과 신앙교육에 대한 의식정도」부분만을 떼어서 본 것이다. 아직 종합분석자료가 나오지 않 은 단계라 완벽한 진단은 어렵겠지만 이 조사결과는 한국교회의 양적 팽창과 질적 팽창의 불균형 현상을 그대로 보여준 기본 자료임에는 틀림없는것 같다.
신자들의 신앙심과 신앙생활의 척도는 성사생활을 통해 쉽게 가늠이 된다. 이번 조사 중 우리 신자들의 성사생활의 건실함은 수치를 통해 입증이 됐지만 그 성사생활이 생활속 깊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역시 자명한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보다 정확히 표현한다면 신앙심과 생활간에는 아직 커다란 괴리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영세식이 곧 신자 졸업식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진정실감이 날 수 밖에 없다.
70년대초반 1백만신자에서 80년대 중반에 2백만으로 늘어났다는 사실은 실로 경이적인 기록이다. 성인 신자들의 높은 증가에 세계교회가 놀라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기존 신자들의 교육이 새신자확보 이상 중요한 과제라는 관점에서 양적인 팽창이 질적향상을 동반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크게 느껴진다. 성숙된 신앙인으로서의 개개인의 신앙은 곧 사회복음화와 직결된다. 신앙을 자기만의 것으로 자기 속에 가두고 자기 만족선에 머물고 만다면 한국교회는 개인 구령적 차원을 벗어날 수가 없다. 이는 곧 신앙을 의식속에만 가두어두고 생활화하지 못한다면 교회는 이 세상에 있어야 할 존재가치를 상실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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