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본당미사에 참석한 어느 주일이었다.
성체조배를 하면서 묵상이 끝나 옆좌석을 보니 50대가 넘어 보이는 한 여인이 찬란한 정장을 하고 묵주를 든 손가락에는 영세반지와 함께 콩알만한 다이야 반지가 유난히 빛나보인다. 그분은 간단없이 묵주를 돌리면서 기구중이였는데 옆자리에서 보기에도 경건하고 좋아보였다. 미사가 진행되어 봉헌순서에 따라 헌금행렬에 모두들 참여하는데 그 여인만은 꼼짝하지 아니하던 그 여인은 성체를 뫼시는데는 벌떡 일어나 나서지 않는가!
묵주를 열심히 돌리며 기구하던 그 여인 모습, 그렇게 경건하고 좋아보이던 그 여인 모습이 와락 미워보였다. 신자들이 왜 헌금을 해야하는지 그 당위성에 관해서는 재론할 여지가 없다고 본다. 그 헌금은 액수의 다과를 떠나서 우리 마음의 결정이며 천주님께 봉헌하는 바로 그 자체라고 본다.
그런데 호화스럽게 차린 그 여인은 헌금은 외면하고 성체만 뫼시려하니, 천주님께서는 어찌 생각하실까? 미사를 집전하시는 신부님께서 강복을 주실 때 합장하고 있는 그 여인의 손가락에 낀 다이야반지가 개탄스럽게 보였다.
윤글로리아〈경기도 화성군 반월면 건건리 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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