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TV의 어린이 프로를보며 얼마 안되는 짧은 주일교사 생활을 생각해본다. 대학 초년생인 나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성당엘 다녔고 초중고등부를 거쳐오면서 대학생이 되면 주일교사를 해야겠다는 생각과 아이들을 무지 좋아하는 성격탓에 선뜻 주일교사에 입하게 되었다. 처음하는 교사생활이라 초등부 1학년의 부교사를 맡아 교사의 자질을 닦아야했다. 처음에는 부교사생활에 만족했으나 수업참관만하고 따로 할일이 없으니 따분하기만 했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나를「언니」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렇게 되니 자연 교사생활에 소홀하게 되고 학교 일이 바쁘다는 핑게로 수업참관에도 자주 빠지게되자 그나마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따르던 아이들도 차츰 나를 잊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주일학교 소풍을 가겠다고들 했다. 그날은 우리학년 정교사께서 개인사정으로 소풍을 가지 못하게 되어 내가 아이들을 맡아야하는 생각에 들떠있었다. 성당에 집합한 아이들의 출석을 부르는데 한 아이가『선생님! 진짜 선생님 안오셔요?』하는 것이었다. 순간「그럼 난 가짜 선생님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선생님이 나오시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자 납득은 하는 것 같았지만 아이들 얼굴에서 섭섭함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기에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지금은 교리교사생활을 하고 있지 않지만 하느님께서 또다시 주일교사를 할 기회를 주신다면 이제는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 아이들의 진짜 선생님이 되고싶다.
노강미〈부산시동구 좌천4동973번지5/1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