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사회에는 민주화라는 단어가 유행어가 되어 사회에 퍼지고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민주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그려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사회에 날로 증가하고 있는 범죄현상에 대해서 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우리는 또한 지금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범죄현상에 대해서 그것은 사회가 변화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수적인 현상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도 본다.
그러나 그러한 잘못된 사회의 병리 현상들이 왜 일어나야만 하는지에 대한 물음은 많지 않은 것 같아 독일의 유태인 학살사건과 같은 맥락에서 아도르노(독일의 사회학자)에 의한 분석을 같이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고 본다. 아도르노에 의하면 아버지가 가정에서 독선적이며 권위주의적일 때 아이들이 자라서 반 민주적인 성향을 띄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에서 일어났던 히틀러에 의한 전체주의와 그 전체주의의 결과로 빚어진 유태인 학살의 원인을 독일가정의 독재적인 아버지상에서 찾으려고 시도했다. 그에 의하면 가장의 권위가 독선적으로 강조될 때 그 가정에서 자란 아이에게는 가장의 권위에 복종하는 순종형과 반항하는 반항형으로 성격이 형성되게 된다. 일방적인 순종과 철저한 반항은 둘다 민주주의에는 맞지않는 것이다. 또한 아버지가 독선적일 때 아이는 충분한 자아를 형성하지 못하게되며 자아가 부족할 때 자발적인 정서적 교류가 상호간에 이루어지기 어렵게 된다. 정서적인 교류가 부족하게 되면 인간은 자연히 자기에게 직접 이익이 되는 물질적인 교류에 우선을 두게되며 인간적인 이득보다는 물질적인 이득에 중점을 두게된다. 이렇게 물질적인 이득에 자기의 삶을 정립시킬 때에 인간적인 면에서 이해가 안되는 범죄를 저지를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물질에 우선을 둔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기회주의자가 되어 자기 신뢰감이 부족한 자아를 형성하게 되며 자기 확신이 부족할 때 인간은 자기와 반대되는 사람을 수용할 수 없게 되고 내편이냐 내편이 아니냐하는 소위 우리에게 낯익은 흑백논리의 성격, 즉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편견에 사로 잡힐 때 반민주적이여 선동적인 말에 쉽게 동의하고 선동집단에 소속됨으로써 자기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나오는 불안감을 감추고 자기가 강한자로 부각되도록 허세를 떨게 된다. 이러한사람은 아버지께 눌리웠던 감정을 보상받고 아버지에 대한 간접 복수를 위해 자기보다 약한 대상을 찾게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루어진 결과가 히틀러의 전체주의에 의해 저질러진 유태인 학살이었다고 아도르노는 분석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광주사태에 대한 분석과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근원적인 원인 분석에는 소홀히 하고 사건자체만을 부각시키고 표면적인 해결만을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요즈음 날로 흉폭해져가고 있는 범죄현상과 날로 거칠어져 가고있는 사회현상에 대해서 근원적인 해답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사회현상이 개개인이 모여서 집단이 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본다면 여기에는 우리 모두가 책임이 있는 것이다. 즉 사회현상의 책임을 우리 자신안에서 찾아야 된다는 말이다. 병을 고치려면 병의 원인을 알고 병명을 알아야 한다.
나타나는 현상만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책임회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사실로 민주화가 사회정화는 무슨 말만 크게 떠든다고 또는 무슨 묘책을 일러준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작자의 실천이 요구되는 것이다. 많은 것들 중에서 우선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형성하게끔 가정이나 사회에서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한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가정환경을 바꾸어야 한다. 어른이기 때문에 또는 장상이기 때문에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하며 남보다 자기가 먼저 변해야된다는 말이다.
자기가 변한다고 무슨 어거지식의 희생을 감수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합리적이며 상식적인 얘기가 통할수 있는, 즉 자기 독선에서 벗어날 때에 가정의 질서가 합리적이 되며 가정이 합리적이 될 때에 사회도 합리적이 되리라고 본다.
우리는 어느 면에서 너무나 급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이 나의 눈앞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내눈으로 그 결과를 확인하려는 좁은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비뚤어진 현상들의 원인을 우리 자신안에서 찾으려고 시도해볼 때 남을 나에게 유리하게 변화시키려는 이기심에서 해방될 수 있지않을까 한다. 우리가 권력을 잡으려는 것도 따지고 보면 남을 나의 마음대로 움직이려는 이기심의 발로가 아닐까 한다. 자기를 변화시키는 어렵고 오히려 남을 변화시킴으로 내가 편하게 될 수 있다는 망상에서 벗어날 때 민주주의가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즉 민주화란 어떤 명령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모든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품위를 유지하는 즉 모든 인간이 하나의 참된 인격체로서 서로가 존경받는 민주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가정에서 구성원 모두가 변하는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고본다. 가정에서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가정이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가정이 민주화가 될 때에 그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사회의 민주화를 이루는 기둥이 되리라고 본다. 요즈음 떠드는 권위주의의 청산을 남에게만 요구하지 말고 각자 모두가 자기의 이기심에서 벗어날 때에 사회의 잘못된 병리현상들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 그러나 우리가 이기심을 고집할 때 우리 사회도 밝은 면을 그만큼 더 빨리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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