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마디가 굵은 시골 아낙 어머니
이십년이 넘도록 할머니가
성당엘 다니시면서
아침 저녁 조만과 기도를 드리고
지성으로 묵주신공 바치셨어도
하느님 섬기는 일 그저 할머니의 일로만 여기시고
들로 산으로 다니시고
농사일을 거들고
빨래터로 부엌으로 살림만 하시던 어머니
십여년이 넘도록 성당엘 다니며
성가책 미사책 옆에 끼고
주일이면 성당으로 향하던 큰 자식을
그저 남의 일로나 여기시던 어머니
서울 북가좌동 한 칸 전세방에서
내 만학의 꿈 뒷바라지 하시던중
갑자기 성당에 나가고 싶으셨다니
못난 자식들 안겨드린 시름
주님께서 가엾게 여기심인가
지난 해 작고하시기전 인도 하심인가
꽃처럼 고운 수녀님의 인도로
교리공부를 하시고
본명을 지으시고 대모를 정하시고
주님의 자녀 되는 축복을 안으시니
하느님은 어떻게 순결한 영혼을
당신 곁에 부르시는가
기쁘고 기쁜 어머니의 새로운 탄생
내게보다도 어머니에게 은총은 한아름 별무더기 같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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