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9월이었다. 대전교구의 S본당 주임신부님을 찾아가 「103위 성인전」을 본당부인회를 통하여 신자들에게 보급하면 어떻겠느냐고 말씀드리니 신부님께서도 『아! 그것 참 좋겠다』하시며 40여권은 판매될 것 같으니 부인회장과 상의해 보라고 말씀하셨다.
그 책은 단행본이었으며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추천하신 책이었다.
나는 103위 성인전이 직접 설명을 하며 애를 쓰고 돌아다니지 않아도 40여권이나 판매가 될 것을 기대, 퍽 기뻐했다. 나는 견본을 가지고 부인회장을 만나 상의했고 판매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서둘러 책을 배달해 주었다.
그 후 한달이 훨씬 넘어서였다. 무슨 일로 그 본당에 들리게 되었는데 부인회장이 나를 보더니 다소 짜증스런 표정을 하면서 책을 다시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책이 단 한권도 나가지 않았다. 뿐만아니라 한권을 잃어버리기만 하였다. 아! 새우젓은 팔아도 103위 성인전은 못 파는구나!
그런데 십자가 현양, 축일을 맞아 대전교구 D본당에 미사참례를 갔더니 그 곳에서는 쏘시지를 팔고 있었다. 금요일인데 더욱이 십자가 현양축일인데!
쏘시지 한묶음 값이 1천8백원~3천원이었다. B성당신축기금을 위해서란다. 수고하십니다. 그런데 순교자성월인 이때에 쏘시지를 파는 것보다 103위 성인전을 팔면 어떨까요? 쏘시지파는 것을 절반밖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하더라도 그것이 낫지 않을까?
어찌 쏘시지를 파는 것과 비교가 될까보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