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이다. 고등학교시절 친구 몇명이 찾아와『디스코장에 가보자』고 하였다.
한번도 안가본 곳이라 마음 한 구석으로는 은근히 끌리면서도 집안 일이 밀려있다며 거절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디스코장에 간다고 입이 함박만해지며 갔던 친구들의 얼굴이 노랗게 변하여 되돌아 오지 않았는가! 그런가 하면 결혼기념일 파티를 디스코장에서 끝내겠다며 자랑하고 갔던 옆집 정민이의 엄마가 삼십분도 못되어 되돌아와서는 구역질을 하면서 울먹이지 않는가! 이유인즉 그곳에서는 여자를 사람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 취급을 하더라는 것이다.
여인이 속이 다보이는 얇은 옷은 걸치고 춤을 추면 그 옷속으로 뱀이 빠져나오고 그 뱀을 술에 넣어 뱀이 꿈틀거리면 여인은 그뱀과 똑같이 춤을 추더라는것이다. 그들은 필설로 표현하기조차 메스꺼운 일들을 얘기해줬다.
요즈음 나는 때때로 여성의 존재, 여성의 위치에 대해서 생각하곤 한다. 왜 이렇게 여성의 존재가 타락해야 하는가? 왜 여성이 향락의 도구로 전락해야 하는가? 안락과 황금과 사치를 좋아하는 현대 여성의 심성때문일가? 쾌락을 즐기는 남성들 때문일까? 이런 성향을 은근히 조작하고 부추기는 매스컴때문일까? 사랑의 소중한 표현이 되어야할 性, 새 생명이 움트는 창조의 장이 되어야할 性이 왜 이렇게 향락의 도구로 전락해야 하는가? 참된 여성의 지위란 과연 어떤 것일까? 눈물을 흘리며 책상 머리에 앉아 십자가와 성모상을 바라보던 나는 성모님이야말로 참 여성의 대표적인 분이요 그분의 마음과 행동을 닮아가며 그분처럼 살아감이 바로 여성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런데 성모 성년을 보내고 있는 나의 자세는 어떠한가? 성모 성년 기도문을 정성스레 읽어본 일이 있는가? 바쁘다는 핑계로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지 않던 날이 얼마나 많았는가? 성모성년 순례 성당이 여러곳에 있고 바고 옆본당 역시 순례성당인데도 가기는 커녕 무관심 내지 냉랭한 마음으로 바라보지 않았는가?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심으로, 천시받던 여성의 위치를 높여주신 마리아! 그분께 달아들지않고, 기도하지않고 어떻게 전락해가는 여성의 품위를 되찾을 수 있을까? 뱀을 밟고 승리의 미소를 머금은 성모상을 바라보던 나는 웬지 희망이 솟아오르며 로사리오를 손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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