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망설여야 했던 년전의 있이었다. 주위 사람들의 권유도 있었고, 본인 또한 만나뵙기를 요청하고 있었다.
실로 사제생활 중 나로서는 고민과 주저함이란 대단했었다. 그러기를 거의 한달이 갔다. 어느날 드디어 만나보자고 과감한 결단을 내린 순간부터 노상 기도함이 저절로 나오고 있었다. 주저와 고민의 연속은 다음과같은 안타까운 사연이다. 사제와의 만남이 끝나면 피접견자는 그의 생애를 마감짓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분노의 폭발로 다수의 사상자를 나게한 당사자이다. 그 결과 그에게 주어진 죄의 댓가는 사형! 해결과 회복을 위한 기도는 별로 부담이 없겠지만 사형집행 직전의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웠다.
잘 죽으라고? 잘 가라고? 위로함도 어려웠고 위한 기도도 어려웠기 때문에 나로서는 숫제 『하느님 알아서하십시오』가 전부였다.
드디어 만남이 시작되었다. 너무도 애띄게 보여지는 홍안의 젊은 청년! 말한마디 표정 하나 하나가 그렇게 착하고 순하게 보일 수가 없었다. 마냥 곱게만 보여지는 그의 얼굴이며, 생기가 넘쳐 흐르는 그의 눈동자! 어째서 이런 젊은이가..?! 처음부터 흐르는 눈물은 모두를 숙연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물의 하소연은 생명 구걸이라는 비겁이 아니었다.
인간이 흘릴 수 있는 눈물 중에서 가장 곱고, 정직하고 겸손한 자만이 흘릴 수 있는 바로 그것이었다. 믿지않는 상태에서 믿음의 상태로 넘어서는 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거룩하고 고귀한 눈물이기에 찾아간 우리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감명의 순간이었다.
하느님을 이제 막 얻어 만난 기쁨과 감사의 정이 넘친 눈물로써 그는 이승에서의 그 개인의 역사를 아름답게 마무리짓고 있었다.
따질 필요없이 세례도 견진도 더우기 임종을 돕는 기도도 같은 말 한마디가 충분히 모든 성사를 받고도 남을 만한 믿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재판장의 무거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없는가』자신도 놀라운 답변『감사합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가 전부였다. 흔히 볼 수 있는 생명구걸이 아니었다. 예수의 겟세마니동산 기도 그대로를 그는 하고 있었다. 수고수난의 사순절 예수의 길을 그는 함께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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