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심은 교리지식이 뛰어나지못한 신자라 하더라도, 교리지식이 뛰어난 신자보다 월등히 높을 수가 있다. 그러나 교리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바탕위에서 형성되는 신앙심은 가장 바람직한 신앙형태라 볼 수 있다.
신앙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믿고 따르는데만 충실한다는 것은 자칫 무속화(誣俗化)할 위험성마저 내포하고 있을 뿐아니라 그 행위가 맹목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신앙의 성숙을 기대하기도 그만큼 어렵다.
따라서 교회는 예비자의 세례에 앞서 소정의 기간동안 기본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예비자 교리반」을 상설로 운영하고 있으며 영세 입교한 신자에게도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 올바른 신앙성숙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의 일환으로 세계성체대회 준비위원회 신심분과위원회가 세계성체대회를 앞두고, 최근 전국 각 본당에 부활판공 찰고지는 수량면에서도 사상최대인 80만부에 달하고 있으며 「성체」를 주제로 하고있어 세계성체대회를 앞두고 성체에 대한 포괄적이고도 효과적인 교육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찰고(察考)란 한국천주교회의 특수용어로서 사목자가 신자들의 교리지식을 확인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일종의 시험이다. 따라서 찰고지는 교리시험 문제지이다.
찰고제도는 예비자가 영세하기 전과 신자들이 견진성사나 판공성사 받기 전으로 대별되는데 전후자 모두 의무적으로 치루어야 하는 자격시험이었다.
엄격하기 그지없던 이 찰고제도는 신자수의 급증에 따라 필연적으로 완화될수 밖에 없었으며 이제는 찰고없이도 세례성사 또는 견진성사·판공성사를 받을수 있는 것이 보편화된 현상이다.
이번 세계성체대회 준비위원회의 부활판공 찰고지 제작 배포는 차츰 잊혀져가고 있는 찰고제도에 대한 새로운 사목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돋보이고 있다.
종래 찰고제도에 장단점을 따져보기에 앞서 신자급증에 따른 한국교회의 신자교육문제는 일선 본당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있는 현안문제이다. 그러나 그 필요성은 공통적으로 절감하면서도 이를 구체적으로 시행하는 데 있어서는 묘안을 찾기가 힘들어 고심하기가 일쑤이다.
이러한 점에서 성체대회 준비위원회의 부활판공 찰고지는 전국적으로 일제히 모든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고있어 그 교육효과는 크게 확산될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모쪼록 이 찰고지가 휴지조각으로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모든 본당에서는 각별히 유의하여 찰고지를 통한 신자교육에 소정의 성과를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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