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겨울답잖게 날씨가 참 포근하죠. 그래서 저는 해마다 하는 기침도 안하고 삼십대 후반 겨울을 잘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해가 가고 새해가 오고 이렇게 또 살고 있는 것, 나이 이쯤들어서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예수님 오늘 당신께 편지를 쓸 수 있어 제게는 참 좋은 날입니다. 또 투고할 수있는 용기주심에도 감사드립니다. 예수님 당신께선 제 이런 면에 질렸을거예요. 사뭇 생각뿐이지 행동하지 못하고 쓰잘데 없는 걱정을 많이하며 무엇보다도 생활이 모범이지 못한 자신이 발가벗고 드러나야 겠기에 이 투고를 망설이게 되었어요. 예수님 당신께서 마련하신 이 따뜻한 겨울때문에 정성을 다해 맛있게 담근 김치가 벌써 시어터지고 있어요.
저희는 아파트라 별이 들지 않는 음지도 없어 김장독을 어디다 묻을 수도 없습니다. 복도에 두자니 외관상 어쩌고 하면서 여론이 분분해 그것도 안되고 화단에 묻자니 공동 화단으로 잔디와 나무 뿌리를 다칠까봐 경비 아저씨가 대단하고 이리하여 김치독을 잘 보존하여 늦은 봄까지 묵은 김치의 깊은 맛을 식탁에 올리고자했던 제 알뜰한 꿈이 사라졌습니다. 김치 얘기를 너무 길게해서 미안합니다만 요즘 저희들에겐 최고 관심사이기 때문입니다.
세월을 기다려 이보다 더 돈을 많이 벌고 더 어른이 된다음에 음지와 양지가 고루 있는 정원에 여러가지 과일 나무를 심어 숲이 우거지게하고 그숲에 초록색 바람이 일게하며 음지엔 김장독을 묻어놓고 사는게 고달파서 김치도 못담근 이웃에게 김치 퍼줘가며…
그런데 예수님 당신께선 부자만 보시면 낙타니 바늘귀니 하시면서 짚고 넘어가시는데 그러나 부자란 얼마나큰 축복입니까! 열심히 일해서 다투어 부자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예수님과 생각이 좀다르며 이건 확고부동한 제 철학입니다. 소유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소유한 자가 가난한 자에게 분배하지 않을때『나 너희를 문제 삼겠노라』 그런 말씀이죠.
◆투고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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