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크리스찬들은 늘 하느님을 직접한번 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살고있다. 어떻게 생기셨을까, 옷차림새는 평상복 차림이실까, 신부님들이 미사를 올릴 때 입으시는 사제복 망또차림이실까.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펴고있다. 미켈란젤로도 레오나르도다빈치도 하느님의 초상화를 정확히 그리지 못했다. 또 하느님의 청사진을 앵글에 담은 사진작가도 없다. 미사를 드리면서도 그렇고 세상살이를 하면서 하느님의 영상을 자주떠올린다
야고보 성인의 성지인 스페인의 작은마을에서 시작된 꾸르실료교육을 받을 때의 일이었다. 「돌아온탕자」를 그림으로 그리게하는 시간이었다. 그림재주가 꽤많은 한교우가 멋진 그림을 그려 발표했다. 분배받은 재산을 가지고 멀리멀리떠나 흥청망청 쓰면서 방탕한 생활을 하다 모두 탕진하고 거지가 돼서 돼지우리에서 썩은 음식을 주어먹다 거기서도 쫓겨나 배가고프고 기진맥진해 돌아오는 작은 아들을 사랑 가득한 얼굴로 반갑게 맞이하는 아버지의 표정을 아주 잘 묘사했다. 효성깊은 큰아들이 시큰둥해서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있었다.
아버지를 정성껏 공경하면서 살아가고있는 자기에게는 조촐한 잔치 한번 베풀어주시지 않던 아버지가 집안을 망치다시피한 동생에게는 너무 호화로운 환영잔치를 베풀어주시는데 대한 원망의 표정이 역력하게 나타나 있다. 신부님 한분이 그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시더니 여기 나오는 아버지가 꼭 하느님을 닮으신 것같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모두는 그 그림을 유심히 들여다보면서 하느님을 생각했다.
남미에 가면 인디오 가톨릭신자들이 아기 예수님을 인디오 어린이 모습으로 그린 성화가 있다. 우리 화단의 김기창 화백이 그린 성화를 보면 예수님이 갓을 쓰시고 두루마기를 입으셨고 성모 마리아님은 한복치마저고리를 단정히 입으시고 쪽을찌고 비녀를 꽂으신 기품있는 가문의 며느리 모습을 하고있다. 아기 예수님은 색동저고리에 명주바지를 입은 우리 어린이들의 전형적인 모델로 표현했다. 켈커타에서 나환자와 떠돌이 환자를 돌보고 계시는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가난한 이들의 모습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생활 속에서 하느님 모습을 발견할 때가 많다고 한국방문때 말씀하셨다.
우리 죄를 대신해 보속을 하고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꽃동네의 모체가 됐던 거지성자 최귀동 할아버지의 모범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보면서 살아있는 예수님을 뵙는 것 같다는 어느 주교님의 말씀에서도 배우는 바가 있어야 하겠다. 정치가 표류하고 인권이 유린되던 암울했던 지난시대를 우린 기억하고있다. 자유와 정의 평화와 진리를 외치시면서 고독한 예언자의 사명을 다하시던 김수환 추기경님을 잊을 수 없다. 이 나라와 이 겨레를 위해 십자가의길 고난의 길을 가시는 추기경님 모습을 보면 우리는 하느님이 이 땅에 역사하심을 또한번 체험했다.
1979년 3월 77살된 아마죤의 영국선교사 펄시 콜레 박사가 5일동안 그의 육체에서 영혼이 빠져나가 하늘나라로 가서 천국사람들을 만나보고 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때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한 것이 「내가 본 천국」이라는 책이다. 거기에 보면 하느님 보좌는 제단주변을 포함해 2천마일이나 되고 각종 진귀한 보석으로 꾸며졌으며 사방 12군데에 문이 있고 하느님 발아래까지 올라갈 수 있게돼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하느님 오른 편에 예수님이 앉으셨고 헤아릴 수 없는 수의 천사들이 에워싸고 있으며 영광과 축복을 받는 순교자들의 기쁨에 찬 행열도 보았다고 한다. 평화스러운 하느님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는데 하느님의 얼굴은 성스럽고 거룩한 분위기로 가리워져 있어 뵈올 수가 없었다고 말하고있다. 그러나 이 얘기의 진실성에 대해선 하느님이 더 잘 아실 것이다. 분명한 것은 하느님은 전능하시고 무한하시며 초월적이고 영원하시다는 것 시작이요 끝이시라는것. 지상방식으로는 수치를 헤아릴 수 없으며 천상의 방식으로만 구체적인 해석이 가능한 분이라는 점이다,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아멘」하는 성호의 의미도 알 것 같으면서도 지상사람들의 생각으로는 완전한 해답을 얻을수 없는것과 같은것이다.
프랑스의 어느 신학자는 이런 얘길했다. 잠자리 애벌레가 애벌레로 연못에 살 때는 이 세상엔 연못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알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연못과 육지를 드나드는 개구리 등이 말하기를 연못밖에는 사계절이 있고 철따라 꽃이피고 사람들이 살고있는 아름답고 참 좋은 세계가 있는데 이런 얘길 하면 믿으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그 얘기를 귀담아 듣고 몸관리를 잘해 잠자리가 돼 제2의 멋진 생을 사는 애벌레도 있다는 것이다. 잠자리가 돼 푸른창공을 날면서 아름다운 산하늘 구경하며 환희를 맛보게 된다는 것이다. 신천지를 날아다니며 탄성을 올리는 잠자리를 상상해본다. 연못밖에 딴 세상이 있다는 것을 믿지않고 무질서하게 아무렇게나 살다가 잠자리도 돼보지 못하고 애벌레로 생을 마무리하는 바보스런 삶을 살아선 안되겠다.
토마사도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에 창에 찔렸던 상처부위를 직접 만져보고야 『주님은 하느님이십다』하고 고백했다. 예수님은 『보고야믿느냐 보지않고도 믿는 사람들은 더 많은 축복을 받게될 것이다』하고 말씀하셨다. 거룩한 마음으로 확실하게 하느님을 믿고 진실하게 살아야할 것이다. 천상록에 이름이 오르고 하느님의 얼굴을 직접죄올 때의 그 기쁨과 벅찬 환희를 생각해 보자. 이 땅에서의 생활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절로 나올것이다. 하느님의 축복 속에 세례성사를 받은 우리천주교신자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하느님께 감사해야한다. 우리 한 생애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이웃사랑을 실천하면서 진실되게 살다가 하느님이 부르시는 날 기쁜 마음으로 하늘나라에 올라가 하느님을 뵈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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