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가입하고 있는「성소후원회」에 나는 내 미래의 성소를 키우며 월 1천원씩 내고 있다. 천원이란 돈, 어른들에겐 백원정도의 돈이겠지만 나에겐 내용돈 월 5천원의 5분의 1이 되는 큰 돈이다. 가끔 어머니께선 착한 일을 할 때 이천원정도 더 주시기 때문에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쓰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달 들어서면서 지출할게 많았다.
언니의 졸업선물ㆍ성지 기념품…등. 내 용돈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지출에 주머니 경제가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더 허덕이고 있는 것은 성소 후원회비다. 1월달 성소후원회비가 밀렸기 때문에…. 늘 성소후원회비를 낼 때마다「이 돈이 신부님 한달 음식값, 용돈이 되겠지」하는 생각에 천원권 지페 한장도 꺼리낌 없이 기쁜 마음으로 냈는데…. 못낸다 생각하니 마음이 막히는 것만 같았다.「이럴줄 알았으면 좀 아낄걸…」하는 후회감. 그러나 후회하면 무슨 소용 있으랴. 이미「엎질러 진물」인걸! 나는 드디어 내게 있어 비장의 무기(?)를 들었다.
이런말 하면 사람들은 웃겠지만 나는 내가 아끼고 아끼던 머리를 자르기로 결심했다. 중학교 이후 쇼컷트론 자른적 없는 내 단발 머리를 쇼컷트로 자르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무슨뜻이냐면, 항상「머리를 짧게 자르면 용돈을 더 주겠다」는 엄마 말을 듣게 된 것이다. 미용실에 가서 긴 머리를 하나 하나 자르게 될 때 울지않으려고 애썼다. 머리와 함께 나의 지나간 허물이 잘려나갔으면 하는 바램으로 내 마음은 가득찼다. 머리자르고 나니 더 나아진 것만 같았고 어머니께 받은 천원을 고스란히 후원회에 가져다 드렸다. 후원회의 성모회장님께서『마리아야! 머리 자르니 더 낫다』고 하신다. 나는 약간 울쌍이되어『후원회 덕분이에요』하고 대답했다. 얼굴은 울쌍이 됐지만 반면 마음은 구김살없이 밝고 환하기만 했다. 저멀리 성모님께서 방긋웃으시며 나를 지켜보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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