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는 민족최대의 숙원인 통일의 염원이 조만간 이뤄질 것 같은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가슴이 북받쳐 오르는듯한 느낌을 자주 받곤한다.
북경 아시안게임에서 남북선수와 응원단이 아주 끈끈한 정으로 한민족 한핏줄임을 서로 확인하더니 평양과 서울에서 통일염원 축구대회도 열렸다.
또한 남북총리회담이 서울과 평양에서 개최됐고, 범민족 통일음악회도 평양에서 마련됐으며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희대ㆍ외대ㆍ한양대 총학생회가 공동주최하는 남북대학생 통일학술제도 개최될 예정에 있다.
이같이 통일을 향한 각계각층의 남북교류가 빈번해 짐에 따라 북한주민들이 살고있는 모습이 점차 일반인에게 알려지고있다.
사실 우리는 반공과 보안을 앞세운 교육정책에 따라 북한이라는 곳은 사람 살곳이 못되는, 평생 죽도록 일만하고 인간의 가치를 보장받지 못하는 지옥같은 암흑천지로 알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김일성은 북한「괴뢰정권」의 우두머리로 민족 최대의 천인공로할 「괴수」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TV와 신문화보에 비쳐진 평양의 모습은 그런대로 사람이 살만큼 잘 정돈되어 있었고 공원에는 데이트를 즐기는 남녀들의 모습도 볼 수 있고 노인들은 대동강변에서 정부에서 주는 연금으로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면서 낚시를 즐기면서 소일하고 있었다. 또 그것 뿐인가? 평양에서 개최된 2차 남북총리회담 일정기간동안 강영훈 국무총리가 괴수(?) 김일성 주석을 만남으로써 장안의 TV와 신문들에 악수를 나누는 그 모습이 대문짝만하게 보도됐다. 더군다나 언론들은 김일성 주석과 노태우 대통령이 조만간에 남북정상회담을 가지고 통일의 길을 좀 더 앞당길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는 이처럼 전에 없던 다방면에 걸친 남북한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서로의 동질감과 민족애를 확인하고 있는 작금의 시점에서 남북주민 모두가 서로의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상호 이질적 요소들을 극복해 나갈 때 통일에의 열망을 하루라도 빨리 성취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가슴깊이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총리회담에서 남북이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을 내놓고도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남북 모두 상호체제 인정에 융통성을 가지면서,「무조건 거부」보다 「수용」하려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상호이해를 깊이하고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하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는데서 그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여하튼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겨우 실마리가 조금 풀린 남북간의 교류를 보다 다방면에 걸쳐 효율적으로 운영해갈수 있는 현명한 지혜가 절실하다는 사실이다. 만약 또다시 상호 비난과 불신으로 교류와 협의가 유야무야 되어 버린다면 통일의 길은 참으로 요원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금의 설레임과 함께 늘 가슴을 떠나지 않는다.
곧 당국은 보다 폭넓은 교류를 위해 정부독점의 통일정책을 지양하고, 남북의 모든 단체ㆍ주민들이 서로 만나 끈끈한 형제애와 동질감을 체득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데 게을리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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