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죄 탓도 아니고 부모의 죄 탓도 아니다. 다만 저 사람에게서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요한 9. 3). 예수께서 길을 가시다가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맹인을 만나자 제자들이 예수께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선생님. 저 사람이 소경으로 태어난 것은 누구의 죄입니까? 자기 죄입니까? 그 부모의 죄입니까?』
제자들이 예수께 던진 이 질문은 오늘의 우리들도 묻고 싶은 대목이다. 누구나 쉽게 가져볼 수 있는 이 의문에 예수의 답변은 너무나 명쾌하고 간단하다.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얄팍한 인간 심성은 머리로는 이 말씀을 쉽게 이해하면서도 행위는 뒤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누구의 죄 탓이 아닌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하여 창조된 가톨릭 장애인들이 10월 8ㆍ13ㆍ14일에 걸쳐 전국에서 한자리에 모여 장애인 복지대회를 개최하였다.
한국 가톨릭 장애인 복지협의회는 장애인과 정상인들이 자리를 함께 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이사회의 그릇된 편견을 바로 잡아나가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실 장애는 예수의 말씀대로 장애인 자신은 물론 그 누구의 잘못에 의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불이익은 좀체 시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한국가톨릭 장애인 복지협의회 구성 후 장애인 복지대회가 4회째를 맞이하였고. 이보다 앞서 10년 전 국제연합(UN)의 [세계심신장애자의 해]설정을 계기로 5월에 장애자주일을 제정한 것이 한국가톨릭교회가 장애인에 대해 구체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계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보다 앞서 교구나 수도회 차원에서 시설을 건립하고 자생적으로 시작된 장애인 단체를 후원하는 등 나름대로 성의를 보여주기는 하였다.
그러나 장애자주일 제정은 일부의 관심있는 기관단체 또는 개인의 차원이 아닌 전교회적인 차원으로 시선을 모으도록 하는데 획기적인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
교회의 기능상 교회가 장애인에 관심을 갖고 장애인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며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사회가 외면하면 할수록 교회의 역할은 그만큼 중차대할 수 밖에 없다.
제4회 장애인 복지대회 참가자들은 장애인 성직자 배출의 제도적인 장치 마련, 모든 교회시설에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의무화, 종교계 학교에서 부터 장애인에 대한 시설 및 제도개선의 솔선수범, 종교계 병원들의 장애인 재활의료제도 활성화 등을 촉구하였다.
이러한 요구사항들이야말로 장애인들이 교회당국에 바라는 일차적인 간절한 소망이다. 교회당국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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