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6일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과의 일치의 표시로 교황청을 정기방문중인 한국 주교단을 접견하면서 행한 교항 요한 바오로 2세의 연설은 한국민과 한국교회에 대한 교황의 각별한 사랑과 관심을 다시 한번 여실히 드러내 주고 있다. 전세계 교회의 최고 사목자이신 교황의 말씀은 한국교회가 앞으로 나아갈길은 제시하는 커다란 뜻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미 한국을 두번이나 방문하여 한국사정에 정통한 교황은 한국 주교들의 보고를 통하여 한국교회가 강력한 활력을 지니고 있음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면서도『여러분이 뿌리를 지탱하는것이 아니라 뿌리가 여러분을 지탱한다는…여러분은 두려움을 가질지언정 자랑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로마11, 18~20)라고 충고 하시기를 잊지않으셨다.
그동안의 교세신장으로 말미암아 자칫 자만심에 빠지기 쉬운 하국 신자들에게 믿음의 올바른 자세를 일깨워줄뿐만 아니라 더욱 이 최근 신자증가율이 감소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볼때 우리의 선교사명을 촉구하는 시의적절한 말씀이 아닐 수 없다.
교황은 특히「그리스도와 같은 행동」을 통하여 하느님 나라의 가티를 신뢰할수 있다록 증거함으로써 이 시대의 도전에 대응하라고 한국교회에 권고한다.
교황은 한국교회가 당면한 이시대의 도전으로 불우한 이웃들, 노동자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야 할「수선적 선택」을 비롯한 한국의 통임누제를 제시한다.
교황은 특히 통일이 진정한 정의와 자유, 인권존중에 바탕을 둔것이어야 함을 지적함으로써 통일에 대한 교회의 기본적인 도덕적 원리을 제시하고 있다.
교황의 한국 통일에 대한 염원은 주한교황대사 이반디아스 대주교가 국내 영자신문들에 기고한 글에서도 분명히 읽을 수 있거니와 소련과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 대한 선교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을 정도이다.
교황은 이번 연설에서 이러한 사회문제에 대한 교회의 대응에 있어서 평신도와 성직자의 역할이 엄연히 구분됨을 강조한다. 교황은 바티깐공의회와 교회법을 근거로 세속적 임무와 노력은 평신도들의 고유영역이며 사제들은 복음과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에 따라 사회문제에 대한 도덕적 원리를 제시하고 평신도들이 보다 정의로운 사회구조를 추구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그 임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사회 참여에 대한 평신도와 성직자의 이러한 역할 구분은 한국교회의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 모두가 분명히 인식하고 신자생활의 지침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국주교단에게 하신 교황의 사랑에 넘친 연설을 계기로 한국교회는 결코 외적성장에 자만하지 말고 각자 신자로서의 고유한 사명을 자신의 신원에 고유한 소명과 방법으로 수행함으로써 사회의 누룩이 되어「안으로부터」이땅의 얼굴을 새롭게 하는데 투신하도록 다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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