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신이 가톨릭 신자라고 자처한지도 어언 8년이 지났다. 그러나 이렇다할 봉사나 희생은 고사하고 지금나약한 인간 모습 그대로이다.
영세하던 그해에는 성가대원으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였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성가대를 포기해야 했고 그로부터 몇년 후 교리신학원(신학통신교육부)을 노크해서 보다 깊은 주님의 말씀을 듣고자 성서에 대한 지식을 쌓아왔다. 그러나 왜 이리도 허전하고 쓸쓸한지…
그러던 중 개신교에 다니는 친구의 조카를 알게 되었다. 그의 주님을 따르는 태도, 성서를 대하는 그 경건함에 저절로 내 머리가 숙여지고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했다.
내가 천주교 신자로서의 자부심을 대단히 느끼고 조금은 우쭐할 때도 참 많았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 자부심에 비례해서 내가 주님을 따르는 태도는 어떠했는가? 감히 주님께 고개를 들지 못한다.
그렇다 주님은 어느 장소에서나 어느 때나 우리에게 나타나신다. 나의 친구 조카를 통해서 주님께서는 내게 힐책하신 것이다. 내 자신을 오롯이 주님께 바칠 수 있는 삶만이 가장 이상적이고도 진실한 신앙인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이제는 봄이 왔다. 심리적으로 가장 유혹받기 쉬운 계절이다. 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면 주일미사도 거르기 쉬울 것이다. 이럴 때마다 주님께 기도해 본다.
『주님! 이 나약한 인간을 강하게 이끌어주시어 더욱 나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기쁨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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