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두산성지를 둘러보고 난후 몇 군데를 더 둘러보고 난지도로 향했다. 한참을 가다보니 문득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모두들 코를 막고 있었다. 앞을 보니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난지도에 쓰레기가 많다는 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우리들은「애기들의 집」이란데를 들어가 보았다.「애기들의 집」이란 난지도 말을 사람들이 일을 하러 나갈 때 아이들을 맡겨놓고 나갔다가 일이 끝나면 돌아와서 데려가는 곳을 말한다.
난 그것을 보고 북한의 탁아소를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애기들의 집은 웃음이 있었고 자유가 있었다. 또 그곳은 주님을 믿는 곳이 있었다.
난지도는 쓰레기 산이 앞과 뒤 양면을 막고 있는 마을이었다. 난지도 아이들과 흑산도 아이들은 금새 친해져 선물을 주고 받았다. 이곳에도 인정은 메말라 있지 않았다.
아이들은 너무나 명랑했고 밝고 깨끗해 보였다. 난 서울이란 곳은 무조건 화려하고 거창하고 부자들만 살고 또 행복이 가득한 곳이라고만 생각했고 동경해왔다. 이젠 무조건 동경만은 하지 않을 것이다.
서울엔 난지도 같은 곳도 있었다. 난 이제 서울을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걸어서 쓰레기산 옆을 돌아다녀 보았다. 너무나 냄새가 고약하고 먼지가 많았다. 이런 곳에서 용케 병에 걸리지 않고 살아 간다는 게 이상했다. 난지도 사람들은 가난이란 고난을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극복하려고 노력한다는 게 눈에 역력히 보였다.
이런 가난함 속에서도 그들은 꿋꿋하고 용기있게 그것을 헤쳐 나가고 있었다.
이제 어떠한 고난이 생기더라도 난지도 사람들을 생각하며 용기있게 그 고난을 헤쳐나가야겠다고 돌아오는 차속에서 생각했다.
이런 곳을 볼 수 있게 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항상 곁에서 우리를 보아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린다.
난지도 친구들아, 우리 꿋꿋하게 살아가자꾸나.
마지막으로 영보수녀원 수녀님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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