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컴퓨터를 만능으로 알고있다. 그러나 컴퓨터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이라는 것쯤은 알고있다. 왜냐하면 컴퓨터의 아이큐(IQ)는 제로(0)이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고 반문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컴퓨터란 자기가 스스로 생각을 해서 하는 것이 전혀 없고 사람이 시키는 대로만 하기 때문이다.
며칠 전의 일이다. 나는 4시간 동안이나 꼬박 앉아서 중요한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했다. 마침내 모든 일을 마치고 프린트를 해서 보니까 참으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혼자 앉아서 미소를 지으며 생각하니 컴퓨터를 발명한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금할 길 없었다. 모든 작업을 마치고 이 자료를 디스켓에 보관해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깨끗이 정리, 보관도 시켰다
그런데 쓸 데없는 자료들이 그 디스켓에 함께 있길래 필요없는 자료를 지워내야겠다고 생각하고 키를 치는 순간「앗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다 다를까 네시간동안이나 애를 써서 입력시킨 자료가 한꺼번에 몽땅 날아가 버린 것이다. 나는 너무도 어이가 없어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리고는 불과 2분전에 컴퓨터를 발명한 사람에게 고맙게 생각했던 것을 후회했다.
그렇다. 컴퓨터란 자기가 생각을 하지 못하고 인간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멍청한 기계이기 때문에 믿을 것이 못된다. 만일 조금이라도 생각을 할 수 있는 기계였다면『아니 지금까지 애써 입력한 것을 지울 생각입니까』하고 한번쯤은 물어보았을 것이 아닌가? 망치를 가져다 두드려 부수고 싶은 심정이었다. 원래 거금을 주고 구입한 기계이니 돈이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컴퓨터 스위치를 껐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우리 인간이란 너무도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그 불완전한 존재가 어떻게 완전한 기계를 만들어 낼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 당신만이 홀로 완전하십니다.
비록 불완전한 인간이기는 하지만 당신이 직접 창조해주신 인간이기에 저는 생각할 줄도 알고 사랑할 줄도 아고 미워할 줄도 압니다. 비록 제가 머리가 아둔하여 당신의 뜻을 알아듣지 못할 때가 많지만 이 멍청한 컴퓨터보다는 얼마나 위대한 당신의 걸작인지를 알게해 주셨으니 하느님 당시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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