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일 오전 11시 부산 암남동「소년의 집」수녀원 성당안. 『하늘 높은 곳에는 천주께 영광/땅에서는 마음이 착한 이에게 평화/주 천주여、하늘의 임금이여…』
낭랑하면서도 감격에 북받치는듯 사제의 목소리와 신자들의 우렁찬 환희의 교송이 어우러지며 대영광송이 자그마한 성당 안에 울려퍼졌다.
바로 이틀전인 1월 23일 원주교구 원동성당에서 지학순 주교로부터 사제서품을 받은「소년의집」출신 김승숙(요한) 신부가「금의환향」、눈물의 첫 미사를 드리는 순간이었다.
이날 첫 미사는 흔히들「화려하게」장식되는 여느 새 신부의 첫미사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그 흔한 화환도 하나 없었고 비디오촬영은 말할것도 없었다.
단지「소년의 집」수녀원의 수녀 60여명과 몇십명에 불과한 외래신자、50여명의 동생들(원생)만이 참례한 가운데 조촐하게 진행됐다. 수천명에 달하는 동생들은 수업중이어서 참석치 못한 것이다.
시종 감격에 겨운듯한 새 신부는 이윽고 강론에 들어갔다.
『현재는 원주교구에서 사목을 하고 있읍니다만 언젠가는 반드시 여기、고향으로 돌아와서 엄마(수녀)와 동생들과 함께 생활하겠읍니다. 질그릇같이 보잘 것 없는 저를 보배로 만들어주신 많은 사람들께 진심으로 감사…』. 주인공신부는 말을 잇지 못한채 눈시울을 붉혔고 동생들의 볼에서도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날 미사에 참례、강복을 받은 최병기씨(토마ㆍ28)는『이렇게 심금을 울린 첫 강복은 처음 받아본다』면서『거창하게 치러지는 여느 사제의 첫 미사보다 예수 그리스도가 지극히 자신을 낮추어 세상에 오신 것처럼 겸손되이 사제생활을 시작하는 새 신부님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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